수주잔고·시공경험 풍부… 향후 분양성과 및 대금회수 여부 모니터링 필요

DL건설의 기업어음 등급이 기존 ‘A2-‘로 유지됐다. / DL건설
DL건설의 기업어음 등급이 기존 ‘A2-‘로 유지됐다. / DL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DL건설의 기업어음 등급이 기존과 동일한 ‘A2-’를 유지했다. 이는 풍부한 수주잔고 및 그간 쌓아온 시공경험 등이 등급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은 △넉넉한 수주잔고 및 시공경험 등 양호한 사업안정성 △낮은 차입부담 △견조한 현금창출력 등을 근거로 DL건설의 기업어음 등급을 기존과 같은 ‘A2-’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높은 수준의 원가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약화, 분양경기를 감안한 향후 진행 프로젝트의 분양성과 및 대금 회수 수준 등은 앞으로도 계속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L건설의 올해 9월말 기준 누적 매출은 1조7,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9%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부담이 지속됨에 따라 올 3분기 누적 ‘EBIT(이자·법인세차감 전 순이익)/매출액’ 비율은 2.9%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1.1%p(퍼센트포인트) 하락했다. ‘EBIT/매출액’ 비율은 회사의 수익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매출로 얻는 수익성이 낮다고 평가된다.

또 실적저하에 따른 영업현금흐름 축소, 설계변경 지연 등으로 인한 미수금 증가, 자체사업 관련 용지 취득 등으로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되면서 올해 3분기말 기준 회사의 순현금은 작년말보다 1,208억원 감소한 3,043억원으로 집계됐다. DL건설의 올 9월말 기준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84.9%, 15.2%로 각각 나타났다.

한기평은 향후 DL건설의 예정사업 분양성과와 신용보강 제공 프로젝트의 진행 현황 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현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올해 10월말까지 DL건설이 진행한 주택사업 1만7,000세대의 분양률은 88.9%로 양호한 수준이나 작년 하반기에 분양을 진행한 프로젝트들의 분양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태”라며 “울산, 대전, 구미 등 분양경기가 침체된 지역들의 향후 분양률 제고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수의 사업이 공사비가 일정 부분 확보된 신탁사업으로 대금 회수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분양수요가 위축돼 진행 예정사업들의 분양률 역시 저조할 수 있기에 앞으로도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엔데믹에 따른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 둔화 등 물류센터 수요 감소에 따른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다소 존재하고 있다”며 “PF차입금의 원활한 만기연장 또는 차환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제 DL건설은 이천 군량리, 안양물류센터 프로젝트의 PF차입금 리파이낸싱(재융자) 과정에서 대주단의 요구로 신용보강을 제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말 1,890억원 규모였던 PF 우발채무는 9월말 2,972억원까지 증가했다. DL건설의 물류센터와 관련된 신용보강은 2,043억원 수준이다. 

김현 연구원은 “회사는 진행사업과 관련한 책임준공약정 2조2,000억원, SOC자금보충약정 7,000억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진행 사업 상당수가 공사비를 확보하고 있어 책임준공에 따른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최근 부동산 경기 등을 감안하면 과거 대비 대금 회수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미수금 등을 중심으로 운전자본부담 통제 여부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한편 지난달 18일 DL이앤씨는 이사회를 열고 DL건설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DL건설의 임시주주총회는 올해 12월 21일 열릴 예정이다. 주주총회에서 주식교환을 승인하면 DL건설은 후속절차 등을 통해 내년 초 주식 교환을 완료한 후 내년 3월 비상장회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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