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오너 2세 최성워 대표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 광동제약
광동제약 오너 2세 최성워 대표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 광동제약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견 제약사 광동제약의 오너일가 2세 최성원 대표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급작스럽게 대표 자리에 오른 이후 10여년 동안 매출 성장세를 이끌어온 그가 마침내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이다. 한편으론, 까다로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최성원 회장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됐다.

◇ 부회장 승진 8년, 대표 취임 10년 만의 회장 등극

광동제약은 지난 7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단연 눈길을 끈 건 최성원 대표다. 오너일가 2세인 그는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부회장 직함을 단 지 8년 만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됐다. 광동제약 대표로 취임한 이래로는 10년 만이다.

광동제약 창업주인 고(故) 최수부 명예회장의 장남인 그는 2013년 다소 급작스럽게 대표 자리에 오른 바 있다. 부친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부친의 뒤를 이어 대표로 취임한 것이다.

이후 최성원 회장은 광동제약의 외형적 성장을 이끌어왔다. 취임 첫해부터 전년 대비 40.8%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고, 당시 4,683억원이었던 매출액 규모는 2016년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4,315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올해도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1조1,301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어 연 매출 1조5,000억원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성원 회장 앞엔 까다로운 현안들도 산적해있다. 먼저 실적의 ‘내실’이다. 광동제약은 매출액 규모는 꾸준하게 성장세를 밟아왔지만 수익성 측면은 오랜 세월 정체돼있다. 최성원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첫해 영업이익이 443억원이었는데, 지난해 영업이익이 382억원이다. 매출이 1조원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특히 최성원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이후 적극 추진했던 사업다각화는 광동제약의 정체성을 흔든지 오래다. 광동제약은 현재 기준 생수 삼다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5%에 달한다. 삼다수를 포함한 식음료 부문의 비중은 60%다. 반면, 병원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전문의약품 부문의 비중은 14.6%에 불과하다.

신약 개발 등을 위한 R&D 투자도 소극적이다. 1조4,0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한 지난해 연구개발비 지출은 138억원에 그쳤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6% 수준으로 업계 내에서도 아주 낮다. 광동제약은 이 같은 1%대 연구개발비 비중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으며, 심지어 1% 아래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이로 인해 광동제약은 ‘제약사’가 아닌 식품·유통업체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업구조는 뚜렷한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정체된 주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올해 연이어 마주했던 악재 역시 광동제약의 중대 현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광동제약에 조사관을 투입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공정위는 중견 기업집단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광동제약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 등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견 기업집단에 대한 감시 및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당일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얼마 뒤 광동제약은 심의 받지 않은 기능성 지표 광고가 적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5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를 제때 공시하지 않아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재를 받기까지 했다.

이처럼 광동제약은 올해 대외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왔으며, 공정위 조사 건의 경우 향후 제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한층 더 무거운 직함을 달게 된 최성원 회장이 산적한 현안을 타개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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