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이 12일 서울 은평을 총선 출마를 선언하려 했으나 “잠시 (선언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이 12일 서울 은평을 총선 출마를 선언하려 했으나 “잠시 (선언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이 12일 서울 은평을 총선 출마를 선언하려 했으나 “잠시 (선언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도당위원장직을 버리고 비명계(비이재명계)인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당 지도부까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12일) 저는 은평을 출마를 선언하려 했지만, 여러 사정들로 인해 잠시 (출마 선언을) 보류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왜 분란을 자초하느냐’는 비난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불의를 보고 참으라는 것은 정치의 근본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당내 분열과 난맥상을 일으킨 자들에 대한 정치적 심판은 당원들의 강력한 여망이고 정치인이 출마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소명과 책임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저는 당당히 정치적 경쟁에 참여할 권리가 있는 당원이므로 저의 권리를 제한하는 일체의 부당한 압력은 사력을 다해 뚫고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은평을 출마 시사에 당내 비판이 이어진 바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행보에 절망의 탄식이 절로 나온다”며 “총선 패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을 향해 강원도를 지킬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총선의 막은 올랐고 각 당은 최적의 선거판을 그리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강원도를 책임지고 있는 최전방 장수가 강원도를 버리고 이미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으로 옮기겠다는 것에 동의할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 대표가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측면이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행보가 오히려 당 대표의 리더십에 큰 흠집을 내고 있다는 걸 왜 모르는가”라며 “또한 ‘동지라 믿었던 사람들이 반역의 길을 가는 걸 보고 분노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는 강원도 당원들과 도민들이야말로 똑같은 심경으로 김 위원장을 바라보며 분노하고 있다는 걸 왜 모르는가”라고 직격했다.

윤영찬 의원도 지난 9일 “김 위원장의 은평 출마가 정치인의 도리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도당위원장이 지역을 버리고 타 지역에 출마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김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다른 예비후보들을 제치고 당의 강릉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돼 ‘강릉의 아들’로서 지역에서 정치적 성과를 내겠다고 공언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선 직후에는 강원도당위원장으로 합의 추대됐지만 도당 활동보다는 친명계(친이재명계) 출마예정자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으로서 이름을 알려왔다”며 “그러면서 당대표의 사법문제 방탄과 당내 소수 의견을 입막음하는데 앞장서왔다”고 했다.

윤 의원은 “그랬던 김 위원장이 총선을 불과 4개월 남겨둔 시점에 강원도당위원장직을 버리고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다”며 “게다가 김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한 은평을은 현역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당 대표와 개딸(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등에 업고 현역 지역구에 자객 출마하겠다는 마음으로 지역을 위해 무슨 봉사를 할 수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이러한 가운데 당 지도부도 도당위원장직을 버리고 타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보고 김 위원장에게 ‘주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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