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양호한 실적 및 사업다각화 추진 등으로 내년 재상장 가능성 높다고 예상
암울한 내년 경기 전망·부동산PF 위기설 등 재상장 가능성 적다는 시각도 나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및 영업이익이 급증한 현대엔지니어링의 내년 재상장 추진 여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 현대엔지니어링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및 영업이익이 급증한 현대엔지니어링의 내년 재상장 추진 여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 현대엔지니어링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앞서 지난해 1월말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IPO(기업공개)에 재도전할 지 여부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많은 건설사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과 달리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사업 및 신사업 등으로의 사업다각화도 본격 추진하고 있기에 업계는 내심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IPO를 재시도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부동산·건설경기를 예상하는 각종 전망치가 암울함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재추진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 공들인 상장 추진, 불안한 여건으로 지난해 좌절

지난 2021년초 증권가 및 IB(투자은행) 업계 등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IPO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같은 해 4월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이윽고 2021년 9월말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거래소에 주권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고 3개월 뒤인 12월 6일 한국거래소가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하면서 회사는 본격적인 상장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22년 1월 25일부터 26일 이틀 간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00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이 집계됐고 현대엔지니어링은 같은 달 28일 전격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이때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 아래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며 상장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철회 배경을 두고 지속적인 금리인상 및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하락, 주담대 등 이자 부담 증가로 인해 거래 흐름이 부진해진 건설주 등 침체기에 접어든 경기 상황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 다시 싹트고 있는 재상장 기대감 vs 아직은 시기상조

상장 철회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재추진 가능성은 최근 들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타건설사 대비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에 이어 해외사업 및 플랜트‧에너지 같은 신사업 등 사업다각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분기보고서 등에 의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9조1,654억원, 영업이익 1,704억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49.9% 각각 오른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처럼 호실적을 거둔 것은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한 타건설사가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을 크게 받은 것에 비해 일찌감치 해외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해외사업 매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전체 매출 중 43.4%를 차지했던 해외사업 매출 비중은 2022년 49.8%로 늘었고 올해(1~3분기)에는 52.4%를 기록하면서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건축‧주택부문에서 해외사업 매출 비중은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8%, 10%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23.1%까지 불어났다. 아직 올해 4분기 수치가 집계되지 않은 만큼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은 친환경플랜트‧신재생에너지 등으로의 사업다각화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료 SMART △합성연료 생산(합성디젤‧합성납사 등) △모듈러 공동주택 △해상풍력발전사업 △전기차 충전 시설 사업 등을 추진하고자 글로벌 기업, 국내외 정부기관 등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업계 내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내년 IPO 재추진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으나 현재 상장 재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나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실적보다는 경기 여건, 투자심리 등 전체적인 상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의 내년 IPO 재추진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 활황기에 건설사들이 많이 활용한 PF보증이 부동산 침체기를 맞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돌변함에 따라 내년 건설경기 전망도 어두운 상태”라며 “이외에도 증권사 및 전문기관들이 각종 보고서를 통해 내년 부동산·건설경기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가득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이 굳이 모험(상장 재추진)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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