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부도 건설업체 증가 추세… 종합건설사 부도처리 매년 늘어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부도처리된 건설사가 19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뉴시스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부도처리된 건설사가 19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올해 건설사 19곳이 부도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 부도건수는 최근 3년 들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부동산 경기 침체, PF발 자금 경색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발생한 유동성 위기를 일부 중견건설사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부도 건설업체(금융결제원 공시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는 제외)는 총 19곳으로 집계됐다. 

올해 종합건설사는 8곳, 전문건설사는 11곳이 각각 부도처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종합건설사의 경우 지난 2021년 같은기간 1곳만 부도처리됐으나 2022년에는 5곳으로 늘어났고 올해에는 8곳을 기록하면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반해 전문건설사는 2021년 11곳, 2022년 9곳, 올해 11곳으로 최근 3년간 변동이 적었다. 최근 3년간 전체 부도업체수는 2021년 12곳, 2022년 14곳, 2023년 19곳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 부도처리된 건설사 소재지는 △서울 3곳 △인천 1곳 △경기 3곳 등 수도권에 주로 몰려 있었다. 이외에 △부산 3곳 △광주 1곳 △충남 2곳 △전북 1곳 △전남 3곳 △경북 1곳 △경남 1곳 등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들의 부도처리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에만 건설사 3곳이 부도처리됐다. 지난 13일 광주 소재 중견건설사 해광건설이 당좌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됐고 이보다 앞서서는 전북 소재 대도토건과 경남 소재 남명건설이 부도처리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증권가 지라시 등을 통해 시평순위 16위권인 태영건설의 부도발표설이 돌기도 했다. 당시 태영건설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한데 이어 그룹차원에서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적극 반박했다.

부동산 PF발 자금경색으로 인해 내년 건설사들에게 부도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달 초 나이스신용평가는 ‘건설산업 현황 및 최근 주요 이슈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일부 건설사의 경우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 경색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면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12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사업성이 다소 조금 미비하거나 자산 감축 등 특단의 조치 없이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사나 금융사는 시장 원리에 따른 조정이나 정리·손실 부담 등을 전제로 하는 진행 등이 불가피하다는 대원칙이 있다”면서 “최근 금융당국 내에서는 이런 기본 원칙을 확인하는 논의가 있었다”며 부실 건설사·금융사에 대한 조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이 PF보증 사업장 가운데 자금회수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된 사업장은 과감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곧 건설사들의 자금난으로 이어졌고 결국 이를 못버틴 건설사들 부도처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내년 금리인하를 시사했지만 연준의 금리인하가 국내 금리인하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따라서 내년 상반기 PF발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부도 위기를 맞는 건설사들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