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우발채무 통제 가능 수준… 분양경기 침체로 수익성 회복은 시일 걸려

DL이앤씨의 기업어음등급이 A1로 유지됐다. / DL이앤씨
DL이앤씨의 기업어음등급이 A1로 유지됐다. / DL이앤씨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신용평가기관이 우수한 재무안전성을 근거로 DL이앤씨의 기업어음등급을 기존과 동일한 ‘A1’을 부여했다.

다만 신용평가기관은 분양경기 침체로 인한 향후 사업변동성 및 공사비 증가로 낮아진 수익성 등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최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우수한 시장 지위 및 사업경쟁력 △분양경기 부진화에 따른 사업변동성 △ 공사원가 상승으로 저하된 수익성 △대외환경 변화에 대응 가능한 재무안정성 등을 근거로 DL이앤씨의 기업어음등급을 ‘A1’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DL이앤씨는 올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 5조6,581억원, 영업이익 2,42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6% 감소한 수치다. 

이에 반해 같은시기 신규 수주는 10조6,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4,563억원에 비해 43% 증가했다. 특히 주택사업부문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남 백현마이스(도급액 2조4,000억원)를 포함해 7조원에 달하는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회사는 올 9월말 기준 연간 매출의 3배를 상회하는 30조5,000억원의 수주잔고(30.5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한신평은 DL이앤씨가 당분간 현 수준의 매출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 한신평은 분양경기 부진이 길어짐에 따라 향후 회사의 사업변동성 여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DL이앤씨의 경우 주택사업 브랜드 인지도와 보수적인 사업추진을 바탕으로 분양실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들어 분양경기가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지난 수년간 주택부문의 매출 비중을 늘린 DL이앤씨의 사업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DL이앤씨의 건설사업 중 주택부문 매출 비중은 2015년 34.2% 수준이었으나 작년에는 70.5%까지 확대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신평은 공사원가 증가로 인해 낮아진 회사의 수익성이 회복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 2022년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철근·시멘트 등 주요 자재가격이 급등하고 동시에 고물가로 인건비 등까지 오르자 건설사들은 공사비 증액이 어려운 민간주택 공사 중심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 이 영향으로 인해 DL이앤씨도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8.1% 감소한 4,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줄어든 2,424억원을 기록했다.

전지훈 연구위원은 “신규 착공·수주 공사들은 늘어난 공사원가 부담을 상당 수준 도급액(공사비)에 반영하고 있어 향후 점진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 보인다”며 “단 주택사업의 원가부담이 쉽게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분양경기 저하에 따른 선별적 사업추진으로 올해 주택 공급물량이 감소한 점을 고려할시 예년 수준의 이익창출규모를 회복하려면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DL이앤씨는 경기 불확실성 등 대외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재무안정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올 9월말 연결기준 차입금 1조3,000억원을 상회하는 2조원의 현금성자산(장단기금융상품 포함)을 확보한 상태며 보유 용지·유형자산 등 대체자금조달능력도 충분하다. 또 같은시기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90.9%, 14.4%로 업계 대비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PF우발채무 리스크도 통제 가능한 수준이다. 전지훈 연구위원은 “올 9월말 연결기준 회사의 PF보증은 총 5,443억원으로 확대됐으나 자체 유동성을 비롯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감안할 때 현 수준의 PF보증규모는 통제 가능하다 판단된다”며 “정비사업 관련 보증 약 1조4,000억원의 경우 조합이 토지를 먼저 확보한 상황에서 조합원 분양물량이 존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리스크(Risk)는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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