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롯데건설, 사전부터 적극적 행보
삼성물산‧DL이앤씨, 수주전 참여 당연시

서울시 압구정 재건축사업 계획도 / 서울시
서울시 압구정 재건축사업 계획도 / 서울시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부동산PF 리스크로 촉발된 태영건설 사태 여파 등으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올 한 해 동안 국내 주택부문 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하지 않고 사업성‧수익성이 보장된 정비사업장 등을 위주로 선별 수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여건 속에서 서울 강남3구 중 핵심지역 중 하나인 압구정 아파트 지구에 대한 재건축사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구 내 일부 구역은 이르면 더 빨리 재건축이 승인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업계는 압구정 재건축사업이 올해 알짜배기 정비사업 중 하나로 떠오름에 따라 향후 어떤 건설사가 더 많은 구역의 사업을 가져갈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다.

◇ 올해 수면 위 부상 ‘압구정 재건축사업’

압구정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지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업으로 각 구역별로 △1구역 1,233세대 △2구역 1,924세대 △3구역 3,946세대 △4구역 1,341세대 △5구역 1,232세대 △6구역 672세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압구정 2~5구역은 서울시로부터 조합설립인가가 난 상태며 작년 7월 서울시는 이들 구역에 대해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한 바 있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 서울시가 공공성·사업성의 균형을 이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공공지원계획이다. 작년 11월 기준 서울시는 총 91개소를 대상으로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해 이 가운데 압구정 2~5구역을 포함한 52개소에 대해 신속통합기획을 완료했다.

도시정비업계는 압구정 2~5구역이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 기획안을 마련한 만큼 올 하반기부터 이들 구역에서 시공사 선정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압구정 2구역의 경우 지난달 초 가장 먼저 관할기관인 강남구청에 ‘최고 69층’ 정비계획변경안을 서울시에 입안해달라고 요청한 만큼 재건축사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압구정 2구역은 정비계획변경안을 통해 기존 1,924가구를 2,700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강남구청은 조합이 제출한 정비계획변경안을 검토한 뒤 서울시에 입안할 예정이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심의를 통해 이를 승인하면 정비계획변경안은 추후 정비계획으로 고시된다.

압구정 3~5구역 역시 재건축을 위한 가속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압구정 3~5구역은 지난해 하반기 모두 재건축 설계자 선정을 완료했고 현재 정비계획 입안에 돌입했다.

도시정비업계는 압구정 아파트 지구 2~5구역 재건축 사업을 위한 시공사 선정이 올해 하반기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뉴시스
도시정비업계는 압구정 아파트 지구 2~5구역 재건축 사업을 위한 시공사 선정이 올해 하반기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뉴시스

◇ ‘폭퐁전야’ 압구정 재건축사업 수주전… 건설사 행보 가속화 

압구정 재건축사업이 가시화됨에 따라 압구정 2~5구역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건설사 중 현대건설은 압구정 재건축사업 수주를 위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한강변에 생겨날 초고층 미래형 주거문화를 선도하고 미래고급주택 상품을 연구·개발하고자 선제적인 대응의 일환으로 ‘압구정 TFT’를 신설하게 됐다”며 “올해 발주가 예정된 신반포2차를 시작으로 압구정 정비구역 전지역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압구정 TFT’는 한강변 초고층 사업지를 수행하기 위해 현대건설의 역량을 집대성 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며 “‘압구정 TFT’를 필두로 한강변 초고층 수주를 통해 도시정비 강자를 넘어 경쟁사 대비 초격차를 벌릴 계획”이라고 알렸다.

롯데건설 역시 압구정 재건축사업 수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압구정은 자본력이 상당한 특정 소수계층들이 모인 국내 최고이자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으로, 당사도 당연히 수 년 전부터 압구정 재건축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영업을 진행 중”이라며 “총 6개 구역 중 특히 1·4·5구역에 관심을 가지고 영업을 하며 수주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이미 도시정비영업팀 구성원 모두 압구정 재건축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공부와 영업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경쟁사의 TFT 구성이 차별화 된 전략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구역 내 조합원들의 사업추진 니즈(사업조건·특화설계 등)를 충분히 파악해 입찰에 참여하는 이른 바 수주영업의 정도를 걸어갈 방침”이라고 피력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수주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하지 않았으나 향후 압구정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압구정의 경우 초고층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 한 곳”이라며 “기존에 발표한 차세대 주거 패러다임인 ‘넥스트 홈’, ‘래미안 더 넥스트(the next)’ 적용 등 차별화된 제안을 통해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 또한 “당사도 당연히 압구정 재건축사업에 관심을 갖고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며 “압구정은 두말할 거 없이 최고의 입지라 대형 건설사들은 다들 참여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시공사 선정 단계까지 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므로 수주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한 건설사도 존재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압구정을 비롯한 강남 주요 재건축사업지를 현재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아 올해는 예전에 비해 더욱 보수적으로 사업지 선별 수주에 나서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올해에는 본사보다는 현장 중심 사업 활동을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설 것”이라며 “압구정을 담당하고 있는 강남지사 인원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펼쳐 추후 사업 방향성을 정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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