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 3조4,516억원을 시현했다. /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 3조4,516억원을 시현했다. / 하나금융그룹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 쳤다.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주주환원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 작년, 연간 순이익 전년 대비 3.3%↓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 3조4,516억원을 시현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1,190억원) 감소한 수치다. 작년 순이익은 4분기 4,73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5% 줄었다.

하나금융 측은 작년 순이익 감소에 대해 “선제적 충당금 적립, IB자산 관련 평가손실 등 비경상적인 비용인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작년 4분기 누적 기준 3,709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를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 말 대비 41.1% 증가한 1조7,148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이자이익이 작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면서 큰 폭의 이익 감소를 상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은 1조9,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3% 증가했다. 하나금융 측은 “운용리스, 퇴직연금 등 축적형 수수료 개선, 금융시장 변동성을 활용한 유가증권 관련 매매평가익 증가 등이 비이자이자 이익 증대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룹의 연간 핵심이익은 이자이익(8조9,532억원)과 수수료이익(1조7,961억원)을 합한 10조7,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6%(387억원) 증가했다. 그룹의 4분기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1.76%를 기록했다. 이 외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9%, 연체율은 0.45%, NPL커버리지비율은 162.4%로 각각 나타났다. 

주요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하나은행의 실적은 호조세를 보였다. 작년 연결 기준 순이익 3조4,7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 성장과 비이자이익 증대에 힘입은 결과라고 하나은행 측은 설명했다. 

이 외에 하나캐피탈은 2,166억원, 하나카드는 1,710억원, 하나자산신탁은 809억원, 하나생명은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하나증권은 투자 자산에 대한 보수적인 재평가와 선제적 충당금 반영으로 2,7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 3,000억 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 시장 기대치 상회

이날 하나금융 측은 실적 발표와 함께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주주환원책도 발표했다. 하나금융 측은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기말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세 차례의 분기배당을 통해 주당 1,800원을 배당을 실시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3,400원이다. 이는 전년 보다 전년 대비 50원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1.0%p(퍼센트포인트) 증가한 28.4%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초 실시한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감안하면 지난해 회계연도의 총 주주환원율은 32.7%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의 배당성향과 총 주주환원율은 최근 몇 년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배당성향은 △2020년 20.4% △2021년 25.6% △2022년 27.4% 순으로 오름세를 보여 왔다. 총 주주환원율은 △2020년 20.4% △2021년 25.6% △2022년 27.4%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이러한 상승세는 유지된 모습이다.

올해도 하나금융은 주주환원정책 강화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하나금융 측은 주가의 적정 가치를 확보하고 주가의 저평가 해소 및 주주가치의 지속적인 증대를 위해 3,000억원의 자사주를 연내 매입·소각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아쉬움을 표했으나 주주환원정책에 대해선 대부분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한국투자증권은 1일 리포트를 통해 “4분기 실적은 부진했으나, 주주환원 및 자산건전성 지표가 양호했던 점에 주목할 만하다”며 하나금융에 대한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5만5,000원을 유지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상회하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가운데 4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이 13.2%로 개선되며 주주환원정책의 지속가능성이 높다”며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이어 “자산건전성 지표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연착륙 추세로 가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자사주 매입 규모가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하나금융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가를 기존 5만3,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상향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 분기 배당은 컨센서스나 당사 기존 추정치 대비 소폭 하회했지만 실적 둔화에도 배당성향을 0.9%p 상향해 소폭이지만 DPS(주당배당금)도 상승한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이어 “올해 자사주 매입 계획 규모는 지난해 1,500억원에 비해 2배 늘어난 수준”이라며 “DPS가 지난해와 유사하다는 전제에서 현재 2024년 컨센서스 기준으로 역산하면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3%p 가량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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