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격 상승 및 고물가 영향 등으로 주요 건설사 영업이익률 전년비 감소
해외사업·신사업 강화와 함께 수익성 위주 국내 주택사업 선별 수주 집중 예정

지난해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올해 대도심 정비사업 등 알짜배기 사업 수주를 위한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지난해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올해 대도심 정비사업 등 알짜배기 사업 수주를 위한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은 오히려 전년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3~4년 전 부동산 호황기 때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은 금리인상이 시작된 지난 2022년을 기해 급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올해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까지 어두워지면서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올 한 해 주요 건설사들이 보수적인 경영 활동 아래에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 지난해 실적과 별개로 주요 건설사 수익성 저하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공시한 ‘2023년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업계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출 19조3,100억원, 영업이익 1조340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비 매출은 32.3%, 영업이익은 18.2% 각각 오른 규모다.

이에 반해 같은 시기 수익성은 다소 저조해졌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5.3%로 2022년 5.9%에 비해 오히려 0.6%p(퍼센트포인트) 낮아졌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상승세를 보였던 실적과 달리 수익성은 오히려 1년 전과 비교해 하락했다. 지난해 매출은 2022년보다 39.6% 늘어난 29조6,514억원을, 영업이익은 36.6% 증가한 7,854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지만 영업이익률은 2022년(2.71%)보다 0.07%p 줄어든 2.64%에 그치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여파로 영업이익률의 하락폭도 1%대를 넘어섰다. 대우건설은 2023년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1조6,478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2.8% 감소한 6,62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감소 여파는 곧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영업이익률은 5.68%로 이는 2022년 7.29%와 비교해 1.61%p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DL이앤씨 또한 영업이익률 하락세를 피할 순 없었다. DL이앤씨는 전년 대비 6.64% 오른 매출 7조9,945억원을 지난해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 나섰지만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33.4% 감소한 3,312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률은 4.15%에 그쳤다. 앞서 지난 2022년 DL이앤씨는 6.6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작년 4월말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접한 GS건설의 영업이익률 감소폭은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컸다. GS건설의 매출은 2022년 9조3,350억원에서 지난해 10조2,370억원으로 9.7% 늘어난 반면 영업실적은 사고 보상 등에 관련된 일시적 비용 5,524억원을 반영하면서 3,880억원의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적자로 전환됐다. 이 여파로 2022년 4.51%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9%까지 급락했다.

업계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수익성이 보장된 알짜배기 사업지 수주전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했다. / 뉴시스
업계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수익성이 보장된 알짜배기 사업지 수주전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했다. / 뉴시스

◇ 주요 건설사, 올해 ‘수익성 담보’ 선별 수주 채비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올해 수익성 확보를 위한 주요 건설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주택사업 중 이른바 알짜배기에 속하는 서울·수도권 내 도시정비사업 및 분양사업에서는 건설사간 사활을 건 수주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주요 건설사들은 지난 2023년 영업실적 발표 당시 수익성이 보장된 국내 주택사업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시사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말 실적발표와 함께 “주택사업에서는 핵심권역 중심의 선별 수주에 집중하고 반본 고객 및 기존 사업 연계를 통해 안정적 수주물량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초 삼성물산은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포스코이앤씨와 열띤 접전을 펼쳤으나 아쉽게도 수주에는 실패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삼성물산은 올해 국내 대도심 위주 주택사업 수주를 더욱 늘린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도 실적발표 당시 “해외사업, 원전,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과 함께 수익성 위주의 국내 주택사업 선별 수주에도 힘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의 경우 국내 알짜배기 정비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압구정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해 지난달 전문가·실무가 등으로 이뤄진 ‘압구정 TFT’를 일찌감치 구성하면서 선별 수주 움직임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부동산 침체로 인해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했으나 해외사업과 함께 국내 알짜배기 주택사업도 확대해나가겠다”고 알렸다. 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서울 개포5단지·신반포16차·신반포2차 재건축사업 등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영업실적 부진을 만회하고자 국내 주택사업 수주에 더욱 공들일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대내외 불안 요소로 인해 국내 건설업의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올해에는 수익성이 높은 양질의 프로젝트를 선별 수준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단아파트 사고 충격이 컸던 GS건설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강화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올해에는 기초·내실을 강화해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견고히 다지면서 사업의 기틀을 다시 쌓아올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내 주택사업 가운데에서도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지를 우선으로 선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에 따른 각종 금융비융 증가, 고물가로 인한 인건비·물류비 등 상승, 좀처럼 내리지 않는 건설자재가격 등으로 공사비가 크게 오른 상황이라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했다”며 “여기에 수요층의 구매심리 위축까지 더해져 올해 상징성 및 사업성이 보장된 일부 사업지에만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사간 알짜배기 사업 수주전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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