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백화점 업계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이 소폭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지난해 백화점 업계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이 소폭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 한 해 백화점 업계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뤘다. 다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모양새라 이목이 쏠린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 중 롯데백화점을 제외한 두 백화점에서 모두 수익성 악화가 나타난 것이다.

◇ “롯데百, 매출성장률 낮아도… 이익 크게 개선”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는 대형점 중심의 성장을 기반으로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감소한 모습이다. 업계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와 소비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투자한 판매촉진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조2,2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1.5%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 늘어 4,98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9,031억원(3.2%↑), 영업이익 2,253억원(26.4%↑)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해외 패션 및 남성‧스포츠, 식품 상품군 중심 오프라인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존점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기존점 매출과 매출총이익률 증가 및 판매관리비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모양새다. 대신증권은 13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백화점의 경우 국내 기존점 성장률 1.8%를 기록했고, 소비경기 부진 속에서도 해외 패션 등 일부 카테고리 선전으로 성장했다”면서 “판촉비 절감으로 매출성장률은 경쟁사 대비 낮았지만, 비용 효율화로 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어난 것은 백화점 3사 중 롯데백화점뿐이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이다.

◇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 다지기’ 필요한 시기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백화점 사업의 연간 순매출액이 2조5,5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2.8%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20억원이 줄어들어 4,3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7,034억원(5.2%↑), 영업이익 1,447억원(3.5%↓)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최초 단일 점포 거래액 3조원을 돌파한 강남점과 지역 점포 최초로 2조원을 달성한 센텀시티 등 주력 점포의 호실적이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면서도 “물가 상승의 여파로 관리비‧판촉비가 동반 상승해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연간 순매출액이 전년대비 4.9% 늘어난 2조4,02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에서 6.0%가 줄어들며 3,56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와 관련해 “명품 및 영패션, 스포츠, 화장품, 식품 등의 매출 호조로 전체 매출이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인건비‧수도광열비‧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증가 영향 등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에도 시장에서 큰 우려는 나오지 않는 모양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지난해 이들 업체의 실적에 대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7일 “신세계의 경우 별도기준 백화점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높아진 고정비와 저마진 상품군 판매에 따른 효과를 고려할 경우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면서 “소비경기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고관여 제품군 소비가 부진했지만, 대형점 위주로 판매가 신장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대신증권은 같은 날 현대백화점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유정현‧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기존점 성장률은 7%를 기록했다”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대전점 영업개시 효과가 지속되며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크게 실적에 대해 우려할 부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백화점업체의 영업이익이 올해 개선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판매관리비 감축 등 비용 효율화가 올해 실적에 반영되고, 지난해 인상됐던 수도광열비 등이 올해 더 인상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풀이다. 지난해 다소 부족했던 백화점업계의 내실 다지기가 올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롯데쇼핑 4Q 2023 Financial Results
2024. 02. 08. 롯데쇼핑
신세계 2023년 4분기 실적요약
2024. 02. 07. 신세계
현대백화점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2024. 02. 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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