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업계가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희비가 엇갈린 모양새라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롯데마트의 식료품 전문 매장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의 모습. / 롯데쇼핑
대형마트업계가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희비가 엇갈린 모양새라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롯데마트의 식료품 전문 매장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의 모습. / 롯데쇼핑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대형마트업계가 지난해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린 모양새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영업이익이 크게 뛰어오르며 내실을 굳건히 했다.

◇ 영업이익, 80%↑ ‘롯데’ vs 27%↓ ‘이마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의 연결기준 순매출액은 29조4,72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0.5%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들어 496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마트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신세계그룹에서 인적 분할된 이후 처음으로 알려진다. 당기순손실도 1,875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이마트 IR보고서에 따르면 별도기준으로는 16조5,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1% 줄어든 모양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4% 줄어 1,88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75.4% 큰 폭으로 줄어들어 2,588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엔 할인점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기준 할인점은 영업이익에서 858억원을 끌어내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5조7,3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9%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0.3% 대폭 뛰어 389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국내외 모두에서 선전한 모양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국내 부문 연간 매출액은 4조2,814억원으로 전년대비 5.2%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123.0% 세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472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부문은 전년대비 4.5% 늘어난 1조4,53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7.2% 늘어 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슈퍼의 경우도 전년대비 2.7% 줄어든 1조3,06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유통법 변화 흐름… 어떤 영향 미칠까

양사가 매출이 줄어든 데는 최근 진행해 오던 체질 개선 작업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각 사는 수익이 저조한 점포에 대해 그로서리나 몰타입으로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 양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이마트의 지난해 실적을 두고 크게 부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의 올해 전망도 다소 엇갈리는 모양새다. 한화투자증권은 15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별도실적이 할인점의 기존점성장률 부진과 장기근속 종업원 급여충당금 관련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부진한 가운데, 이마트24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얹어졌다”면서 “별도실적만 본다면 일회성 비용 제외 시 일정 부분 수익성의 안정감은 찾았다고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본업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고, 오프라인 3사 간 시너지 창출과 할인점 비용 축소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최근 의무휴업일 변경 흐름은 수혜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냉혹한 평가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14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적자전환 가능성을 예상했음에도 4분기 영업적자 855억원이라는 숫자는 다소 충격적”이라면서 “연휴 시점 차이와 업황 부진에 따라 할인점 기여도 큰 폭 하락 △이마트24 부실점포 폐점에 따른 비용 △점유율 유지를 위한 SSG닷컴 적자폭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통법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도 본업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법 규제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다양한 대체 채널이 등장했고, 소비경기 회복을 단기적으로 기대할 수 없다”면서 “할인점 이외 사업 부문의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롯데마트의 실적 개선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와 슈퍼 등 그로서리 부문의 통합 소싱 효과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도 통합 리뉴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개점에 이어 현재 수원점을 진행 중이고, 의왕점‧군산점은 곧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알려진다.

이에 이마트의 올해 실적 행보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이마트 측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의 통합을 통해서 가격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면서 “상품을 통합 매입해 원가를 개선하고 물류 효율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롯데마트처럼 통합 소싱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몰타입 리뉴얼도 지속할 방침이다. 올해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3년 4분기 실적
2024. 02. 14. 이마트
2023년 4분기 경영실적
2024. 02. 08. 롯데쇼핑
이마트 4Q23 리뷰
2024. 02. 15. 한화투자증권
이마트 - 가치의 훼손
2024. 02. 14. IBK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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