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이 무산된 가운데, 재개 시점 및 후보군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 HMM
HMM 매각이 무산된 가운데, 재개 시점 및 후보군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 HMM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HMM의 매각이 무산된 가운데, 재매각을 둘러싸고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동원그룹과 LX그룹을 비롯해 여러 후보군들이 거론되는 한편, 재매각 추진 시점 및 여러 쟁점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HMM이 언제쯤 해묵은 과제를 털어낼 수 있을지, 누가 HMM의 새 주인이 될지 주목된다.

◇ 달라진 상황, 잠잠한 후보군… HMM 새 주인 찾기 ‘난망’

지난해 매각 절차에 돌입했던 HMM은 끝내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하림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애초에 우려로 제기됐던 쟁점들을 둘러싸고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매각 공고부터 최종 협상 결렬까지 7개월을 허비하게 된 것이다.

이제 관심은 재매각으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하림그룹으로의 매각 무산 과정에서 여러 걸림돌 및 어려움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HMM의 큰 덩치, 영구채 및 매각 이후 정부 차원의 경영 개입 문제, 노조 반발 등이다.

매각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크게 달라진 상황도 변수다. HMM은 코로나19 사태의 수혜를 입으며 2022년 18조원대의 매출액과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이란 경이로운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러한 수혜가 막을 내리면서 매출액이 절반 이상 줄고, 영업이익은 94.12% 감소하는 등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정세가 변수로 지목되지만, 올해도 대체로 어려운 여건이 예상된다. 해운업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호시절’이 끝나고 불황에 접어든 만큼 매각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인수 후보군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앞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동원그룹과 LX그룹이 재차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중 동원그룹의 경우 강력한 인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되지만, 아직까진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LX그룹은 본입찰에 불참했던 만큼 재매각에 뛰어들 가능성이 낮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중견그룹인 두 그룹 모두 규모 및 자금력 측면에서 여전히 우려가 남는다.

당초 HMM 매각이 추진될 때부터 후보군으로 꼽혔던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도 재차 거론된다. 자금력 등 현실적인 측면에서 인수 여력을 갖춘 데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두 그룹은 모두 HMM 인수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회장 교체를 앞두고 있는 포스코그룹의 경우 신임 회장 후보로 낙점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본업인 철강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해운업 진출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 상황이다.

최근 들어 새롭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곳으로는 한화그룹도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말 연내 해운사 설립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데 이어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인정했다. 지난해 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조선업계에 진출한 바 있는 한화그룹이 해운업 진출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HMM 인수 가능성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국내 최대 국적 해운사인 HMM은 2010년대 들어 해운업계에 드리운 불황으로 위기에 직면했으며 결국 2016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7조원에 가까운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도 했다. 이후 HMM의 새 주인 찾기는 줄곧 중대 당면과제로 꼽혀왔으며, 코로나19 사태로 호황을 맞으면서 ‘매각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매각이 무산되면서 HMM을 둘러싼 당면과제가 더욱 무거워진 모습이다.

HMM의 ‘해묵은 과제’인 새 주인 찾기가 어느 시점에 재개될지, 누가 HMM을 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키워드

#HMM #매각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