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은 29일 이사회 및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이문구 신임 대표를 공식 선임했다고 밝혔다. / 동양생명
동양생명은 29일 이사회 및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이문구 신임 대표를 공식 선임했다고 밝혔다. / 동양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동양생명이 이문구 대표이사 체제를 맞이했다. 6년 만에 한국인 수장 체제를 맞게 된 가운데 기업 성장세를 지속하는 한편, 신뢰 회복에도 성공할 지 주목된다.

◇ 6년 만에 한국인 수장 맞이한 동양생명

동양생명은 29일 이사회 및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이문구 신임 대표를 공식 선임했다. 이날 오후 동양생명은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통해 이를 알렸다. 

지난해 12월 동양생명은 저우궈단 전 대표이사의 사임 소식을 알린 바 있다. 2022년 2월 취임한 저우궈단 전 대표의 임기는 2025년 2월 15일까지였으나 중도 사퇴 수순을 밟았다. 그는 건강상의 사유 등을 사임 배경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선 그를 둘러싼 여러 잡음이 사퇴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저우궈단 전 대표는 지난해 ‘테니스장 사업장’ 논란 관련 배임 의혹에 휩싸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은 동양생명이 테니스장의 시설 운영 기획 및 지시 등 실질적인 운영권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테니스장 운영을 위해 비용 대부분을 보전해 주는 등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임원의 사업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근거 없이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임직원이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해서 배임 혐의를 확인해 필요시 수사기관 등에 통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선 동양생명이 테니스장 운영권을 인수한 것이 저우궈단 전 대표의 개인 취미 활동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저우궈단 전 대표는 노조로부터 강한 사퇴 압박을 받았다. 노조는 최근 불거진 ‘CEO 리스크’로 회사의 명예가 실추되고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권위적인 방식의 경영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 같은 일련의 논란이 저우궈단 전 대표의 사퇴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었다.

◇ 조직화합·내부통제 강화 숙제

동양생명은 저우궈단 전 대표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곧바로 후임 인선을 발표했다. 이날 임시 주총을 통해 이문구 대표는 내정자 신분을 벗어나 대표이사에 공식 선임됐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공식적인 업무는 다음달 4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라며 “이날 취임식과 더불어 대표이사로 업무가 시작된다”고 전했다. 

동양생명의 대주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전신 중국 안방보험)이다. 한국인 출신이 동양생명 대표에 오른 것은 구한서 전 사장 이후 6년 만이다. 동양생명 측이 한국인 출신 CEO를 선임한 것은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965년생인 이문구 부사장은 한양대 교육공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동양생명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해 왔다. 그는 사업단장과 제휴전략팀장, 상무를 거쳐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고객상품채널(CPC)부문장, 보험설계사(FC)본부장을 역임해 왔다. 

동양생명 측은 사내이사로 추천한 배경에 대해 “CMO, 영업부문장, GA영업본부장, FC본부장 등을 역임한 보험업 경영전문가이자 다양한 업무에 대한 전문성, 노하우, 리더쉽 등을 두루 갖추고 있으므로 급변하는 금융보험시장에서 회사의 건전 경영 및 지속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당면 과제는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 수습이 될 전망이다. 내부 출신인 만큼 조직에 대한 이해도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통해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그의 과제로 지목된다.

한국인 출신 수장을 맞은 동양생명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영업력을 높여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