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전년 대비 매출 34%↓·영업손실 150배↑
2022년 OCI·부광약품 기업결합 후 공동경영 → 적자전환
2018년 영업이익 고점 달성 후 수익성 감소… 원가·판관비↑ 영향
“지난해 적자 규모 확대는 3∼4분기 경영개선 조치 영향 커”

부광약품은 지난해 적자 폭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으나, 이는 수익성 개선 작업(경영개선 조치)을 추진하는 과정에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 부광약품
부광약품은 지난해 적자 폭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으나, 이는 수익성 개선 작업(경영개선 조치)을 추진하는 과정에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 부광약품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부광약품이 OCI홀딩스에 인수된 후 2년 연속 적자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160배 이상 급증해 우려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약산업에 이해도가 낮은 OCI홀딩스의 경영 개입의 영향으로 평가한다. 다만 부광약품의 경우 5년 전부터 수익성이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고려하면 기업결합(인수합병·M&A)이 적자 실적의 원인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광약품이 지난 14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259억원 △영업손실 375억원 △당기순손실 344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 줄어들었고, 영업손실은 전년(2억원 손실) 대비 1만6,158% 급증했다. 순손실 규모도 8배 이상(710%) 늘어났다.

부진한 실적을 2년 연속 기록한 부광약품을 두고 일각에서는 OCI의 공동경영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부광약품이 적자전환을 알린 시점이 공교롭게 OCI홀딩스에 인수되면서 OCI 측이 경영에 참여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OCI홀딩스는 2022년 2월 1,461억원을 투자해 부광약품의 최대주주(지분 10.9%)로 올라섰고 공동경영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부광약품의 이사회도 개편됐다. 이우현 OCI 부회장과 김성준 OC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부광약품 사내이사(각각 부회장·부사장)로 선임됐다. 부광약품 창업주 김동연 회장의 장남 김상훈 사장(CSO)은 사내이사에 재선임이 되지 않고 경영자문 역할을 맡게 됐으며, 박원태 부사장(경영지원부 총괄)은 3년 임기만료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부광약품은 OCI의 풍부한 자금력에 힘입어 신약 R&D(연구개발)에 매진하고 바이오 업체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했다. 그러나 부광약품은 OCI 투자에도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부광약품의 실적은 이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보면 OCI의 공동경영이 적자 실적의 원인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부광약품은 2018년 △매출 1,942억원 △영업이익 351억원(영업이익률 18%) △순이익 1,457억원 등의 실적을 쓰며 창사 이후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후 2019년 들어 매출은 1,682억원으로 줄고, 매출원가는 약 6% 늘어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95억원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당시에는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용도 전년 대비 약 70억원 줄였다.

2020년에는 매출이 1,69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 늘어나긴 했으나 매출원가가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해 영업이익이 4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2021년 들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25억원, 56억원으로 한 차례 반등을 알렸다. 2022년에도 매출은 전년 대비 4.6% 늘어난 1,909억원을 달성했으나, 늘어난 매출원가와 판관비, R&D 투자 확대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영업손실 2억원으로 적자전환을 알렸다.

부광약품의 최근 2년간 적자 성적이 OCI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부광약품 측은 내부적으로 부진한 실적에 대해 진단을 하고 나섰으며, 지난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작업을 추진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적자규모가 아주 크지 않았는데, 하반기(3∼4분기)들어 △채권기일 단축 △외상매출 축소 △유통마진 조절 △매출·수익성이 적은 의약품 정리 등 경영개선 조치(수익성 개선 작업)를 하는 과정에 손실이 커진 영향이 반영됐다”며 “여기에 지난해는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JM010(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환자 모집이 완료돼 임상시험에 지출된 비용이 반영 되는 등 R&D 투자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점(100억원 이상 증가)도 수익성이 줄어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분야는 전문의약품 처방 성적이 실적으로 이어지는데, 이 실적을 보면 전년 대비 6.9∼7% 정도 성장했다”며 “이러한 점과 지난해 하반기 많은 부분에서 수익성 개선 작업을 했으니 올해는 조금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는 현재 미국에서 허가가 난 약물이 있으나 부작용이나 효과 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부광약품이 JM010 신약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부광약품 2023년 사업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314001513
2023. 3. 14 부광약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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