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이 26일 전국 각 지역구 후보 선거사무소에 ‘종북’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제작해 배포하려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 현수막이 표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수도권 후보자들의 반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중도‧무당층을 겨냥한 정책 메시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현안 브리핑에서 ‘현수막 지시 철회 배경’에 대해 “그런 것(종북)에 방점을 두고 홍보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실무진 차원에서 여러 고민을 할 수 있다”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저는 여당으로서 역할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해 최종적으로 그 홍보문구를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원내대표인 윤재옥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명의로 전국 시·도당에 ‘더 이상 이 나라를 범죄자들과 종북세력에게 내주지 맙시다’라는 문구의 현수막 게첩을 긴급 지시했다.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도 같은 내용의 지시가 내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생’에 중점을 둔 현수막 게시를 각 지역 후보에 권고해 왔다. 하지만 이번 현수막 긴급 지시를 받은 수도권 출마자들은 낡은 ‘종북’ 이념은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이 거세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시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를 거둬들였다. 

장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을 보면 결국은 ‘명국(이재명-조국) 방탄 연대’가 맞다”며 종북 세력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현수막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 사무총장은 ‘종북 현수막 철회’ 결정은 한 위원장이 내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무엇을 할지에 대한 메시지 전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최종적으로 그 홍보문구를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고 전했다. 총선을 보름 앞둔 상황에서 좌우 이념을 앞세우는 것보다는 스윙보터(유동 투표층)의 표심을 잡을 ‘민생’ 메시지에 주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최근 총선 판세 분석과 보도에 대해서는 “여당이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여전히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면 어떤 전략으로 갈지 현재 상황을 돌아보고 새롭게 반등할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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