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이 천아포수산연구소를 현지 지도하는 모습. 총정치국장인 황병서 차수, 웅앙위원회 한광상 부장 등이 동행했다. 출처=노동신문.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지 37일이 지났다. 10월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 행사인 금수산태양궁전(김일성 김정일의 시신 안치) 참배에도 김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자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집권 이후 매년 빼놓지 않고 챙겼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인 만큼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이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김정은은 현재 발목 질환과 당뇨 등을 동반한 통풍을 앓고 있고, 아버지 김정일이 앓았던 뇌졸중의 위험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잠행이 오래되자 북한도 수장의 건강문제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달 26일 ‘인민을 위한 영도의 나날에’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에서 지난달 남포시 처리마타일공장을 방문한 김정은이 다리를 저는 모습을 내보내며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이라고 김정은의 건강 문제를 공식화 했다.

이는 억측으로 인한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 북한 정세 이상기류…국경 봉쇄령에 실세 방한까지

이 가운데 북한은 국경 봉쇄령을 내리고 주민들의 이동을 차단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일 대북 전문 인터넷 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은 함경북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9일 아침 8시부터 11일 저녁 20시까지 전국에 특별경비주간을 선포하고 유동금지와 국경봉쇄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특별경비주간’은 신년과 김정일 생일(2월16일), 김일성 생일(4월15일), 광복절(8월15일), 공화국 창건일(9월9일), 당 창건일(10월10일) 등 국가적인 명절에만 내려지는 특별경비지만 이번에는 명절과 관련이 없어 북한 주민들이 동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북한 실세 3인방이 이례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사실도 의구심을 키우는 요소 중 하나다.

우선 북측 최고위급 인사의 방한이 사전조율이 거의 없이 이뤄졌고, 김정은의 와병설과 실각설 등 북한사회가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는 “김정은이 정상이 아니라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한이 정상적이라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캠페인’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반면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김정은이 이미 실각한 상태라는 보도에서 탈북시인 장진성씨의 주장을 인용해 “김정은이 이미 실권을 잃은 꼭두각시 지도자”라며 “모든 실권은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 북한 정세에 대한 설·설·설…여동생 김여정 실세 쥘까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이 번지면서 향후 북한의 정세변화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세력이 알력싸움을 펼치고, 중국이 북한을 대리통치 한다는 등 여러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만일 김정은이 건강문제로 실각한다고 해도 북한 특유의 권력세습으로 볼 때 김일성 일가를 제외한 다른 세력이 권력을 쥐기란 어려울 전망이다. 주민봉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시선은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에게 쏠린다. 김여정은 27살의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북한 노동당 내 공식 서열이 빠르게 오를 만큼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여정이 김경희의 뒤를 이어 당 조직을 총괄하는 조직지도부장이나 조직 담당 비서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가정은 현 북한의 제1위원장인 김정은이 건강악화나 쿠데타 등으로 실권을 잃었을 때 나타나게 될 일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사망하거나 뇌사상태는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현익 박사는 YTN에 출연해 “김정은이 북한 국내 행사에도 여러 가지 정상적인 업무를 보고 있다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신체적으로 불편한 것이지 유고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오려면 건장한 모습으로 나와야지 이제는 벌써 37일이나 됐는데 아직도 다리를 절고 나오면 오히려 권력누수현상이 생기니까 그래서 안 나오는 게 아닌가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