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렌탈이 시장에 나오면서 20여개 기업의 인수경쟁이 치열하다.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쌀쌀해진 날씨와는 다르게 KT렌탈의 인기가 뜨겁다. KT렌탈은 올 하반기 인수합병 시장에 최대어로 꼽혀왔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지난 20일 마감된 KT렌탈 인수를 위한 예비 입찰에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 약 20여개 기업이 참여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토록 KT렌탈의 인기가 대단한 이유는 간단하다. 자동차 렌탈 업계 1위 업체가 바로 KT렌탈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렌터카 시장점유율은 KT렌탈이 AJ렌터카(13.4%)의 두 배 수준인 26%로 1위, 현대캐피탈(9.6%), SK네트웍스(6.5%) 순이다.

이 때문에 SK네트웍스, 한국타이어, 효성그룹, 오릭스 등 자동차 렌터카 업계 시장에 이미 발을 들여놓은 기업뿐 아니라 새로 시장 개척을 고려하는 GS리테일과 같은 기업도 이번 인수전 참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 국내외 대기업 참여로 인수 예상액 초과할 듯

인수경쟁률이 20대 1에 달할 만큼 치열해지면서 적정가 약 6,000억원 정도로 평가되는 KT렌탈의 몸값이 1조원까지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KT렌탈의 매력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KT렌탈의 팔색조 매력은 올 3분기까지 7,738억원의 매출과 8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수익성과 더불어 렌터카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해 미래 전망이 밝다는 점이다. 또 KT렌탈이 비상장사인 만큼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이점도 갖고 있다.

그렇다면 KT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효자 계열사’를 시장에 내놓은 것일까. KT는 올 초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주력 사업인 정보통신기술(ICT)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과 무관한 계열사인 KT렌탈 매각을 추진 중인 것이다.

황 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경쟁력이 나오지 않는 부분에 대해 조정 작업을 할 예정이며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5대 미래서비스 사업을 축으로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KT렌탈의 매각 암시 발언을 한 바 있다.

◇ 대기업들의 인수 목적은 시너지·신성장동력

국내·외 대기업들이 KT렌탈 인수 경쟁에 뛰어든 목적은 자동차 사업에서의 시너지 효과 또는 신성장 동력사업으로의 추진을 위해서다.

우선 SK네트웍스가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보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현재 렌터카 업계 4위에 올라있고, SK주유소와 정비소 등 자동차 관련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므로 KT렌탈을 인수해 종합 자동차 서비스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KT렌탈 인수와 동시에 SK네트웍스는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로 수직상승이 가능하고 기존 자동차 관련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돼 인수전 참여 각오가 남다르다.

한국타이어가 KT렌탈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는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기 위함이다. 한국타이어가 KT렌탈을 인수할 경우 주 사업영역인 타이어 판매와 정비에 렌탈 사업을 추가해 사업 영역 확대가 가능해진다.

외국 기업으로는 오릭스가 눈에 뛴다. 오릭스 계열사인 오릭스오토는 일본에서 자동차 리스사업 1위, 렌터카사업 2위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오릭스의 KT렌탈 인수참여는 일본에서의 성공을 토대로 한국 렌탈 시장까지 접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애초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 생각이 없어 보였던 GS리테일은 주력사업인 유통사업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성장 동력을 상실해 왔다. 이에 따라 신 성장 동력 발굴과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렌터카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복안을 품고 있다.

KT그룹은 조만간 인수적격 후보를 선정하고 실사, 본입찰 등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