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경영권 분쟁에 불법 리베이트 적발… ‘악화일로’

▲ 일동제약이 녹십자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승계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피로회복제 아로나민으로 명성을 얻은 일동제약(회장 윤원영)이 녹십자와의 경영권 다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불법 리베이트 문제까지 번지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 녹십자 경영참여에 위기감 고조

일동제약과 녹십자 간 갈등의 발단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녹십자는 지난 2012년 3월 약 157억원을 투자해 일동제약 지분 8.28%를 매수한 뒤 10월에는 7.07%를 추가로 인수해 15.35%로 지분율을 끌어 올렸다. 이에 대해 녹십자가 단순 투자 목적임을 주장하자 일동제약도 크게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녹십자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초 지분율을 29.36%까지 높이면서 2대주주로 올라서자 상황이 급변했다. 대주주 등극과 동시에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반대해 무산시킨데 더해 지난 6일 사외이사 1인과 감사 1인 교체선임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제출하며 경영참여에 나서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자 일동제약은 ‘녹십자가 적대적 M&A로 가기위한 절차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식 입장을 발표를 통해 “(녹십자는) 상호 협력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현재 적대적 인수시도로 해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녹십자의 일동제약 인수합병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녹십자는 전문의약품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일반의약품은 약점으로 꼽힌다”면서 “반면 일동제약은 일반의약품의 강세가 뚜렷해 녹십자 입장에선 매력적인 인수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 불법 리베이트로 이미지에 큰 타격 입어

이처럼 녹십자에 대항해 경영권 방어전을 치르고 있는 일동제약은 최근 불법 리베이트 문제까지 불거지며 위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결과 일동제약은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 의료기관 등에게 뒷돈을 제공해 해당품목 수개월 판매정지 및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일동제약은 불법 리베이트를 저지른 8곳의 제약사들 중 가장 엄중한 처벌을 받으며 구설수에 올라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일동제약의 경영 승계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3월 윤원영 회장의 장남인 윤웅섭 씨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해 후계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으로 윤 사장의 경영권 강화가 불발된데 이어 이번 불법 리베이트 적발로 회사의 사기마저 꺾여 후계 승계 작업마저도 안갯속으로 접어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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