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
카카오가 대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카카오가 대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를 IT 기업 최초로 자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올해 자산총액은 지난해보다 2조1,000억원(24.7%) 늘어난 1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와 넥슨, 넷마블 등 국내 주요 포털·게임사보다 높은 수치다. 

카카오의 대기업 지정에는 카카오프렌즈, 카카오페이지 등 자회사들이 견고하게 덩치를 불려온 영향이 크다. 현재 카카오는 71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SK(111개)와 롯데(95개), 엘지·한화·CJ(각각 75개)에 이어 6번째로 많다.

이 가운데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을 정도로 카카오의 핵심사업군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 2조4,167억원 가운데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매출이 50%에 달한다. 

이에 회사는 앞서 지난해 상장을 추진한 바 있다.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 제출 후 우량기업에 주어지는 패스트트랙까지 적용받으며 순탄하게 상장이 추진되는 듯 했으나 9월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 회계감리가 지연되면서 당초 목표했던 기업가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돼서다. 이에 올해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7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할 당시 업계가 추산한 기업가치는 1조2,407억~1조9,230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상장으로 1,241억~1,923억원의 자금을 모아 IP 확보 와 개발력 강화 등에 나설 계획이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대기업 입성이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대기업 지정은 지주사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로서 제대로 평가돼 잠재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된다. 

그간 카카오의 지주사 전환설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카카오는 2015년부터 주요 사업 부문을 잇달아 자회사로 떼어내며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2017년 8월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지분 41.8%를 보유한 중간 지주사 카카오게임즈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며 게임 사업 부문을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로 통합한 바 있다.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면 수십개로 늘어난 자회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정부의 규제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카카오공동체와 추진하는 신사업 시너지 확대, 대기업 자회사로 따라오는 투자 안정성 또한 매력적인 요소다.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개선도 호재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난 4,208억원을 기록,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영업이익도 전년 386억원보다 22% 오른 4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048억원으로 전년보다 443억원가량 늘어났다. 여기에 크래프톤이 상환전환우선주(RCPS) 16만6,666주를 50억원에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자본도 늘었다. 부채도 1,355억원에서 1,290억원으로 소폭이나마 줄었다.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도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애니메이션 RPG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리:다이브)’가 대표적이다. 출시 전부터 사전예약 100만명을 넘길 정도로 많은 기대를 모은데 이어 출시 후 매출 3위까지 오르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밖에 PC온라인 게임 부문에서는 글로벌 인기 핵 앤슬래시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과 MMORPG ‘에어(A:IR)’를,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는 오픈월드 MMORPG ‘테라 클래식’, ‘달빛조각사’ 등 퍼블리싱 신작과 라이언 어피치 등 ‘카카오프렌즈’IP를 활용한 ‘프렌즈타운’, ‘디즈니 프렌즈 탁구’ 등 자체 개발작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대기업 지정이 (카카오게임즈에) 마냥 호재로 보기 어렵다”며 “대기업 집단 지정은 공정위의 직접적인 규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여러 가지 규제로 사업 확장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상장을 위해 카카오게임즈는 이전보다 훨씬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