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민간단체 역량강화 조성과 과제 토론회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문화예술계 민간단체 역량강화 조성과 과제 토론회가 열린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지난 1월 입당해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 황 대표는 100일간 당을 이끌며 노련한 ‘정치신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와 절제된 언어는 황 대표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다만 대여투쟁 이면에서 충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보수대통합도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

공안검사를 지낸 관료 출신인 황 대표는 ‘민생투쟁 대장정’을 하면서 그동안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었다. 민생투쟁 현장을 지켜본 한국당 관계자는 “선거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민들과 스킨십이 매우 좋다. 며칠을 배낭을 메고 다니는 일정인데도 피곤한 기색 없이 한 사람 한 사람 악수를 정성들여 한다”고 전했다.

장외투쟁을 이끌며 보수진영 대권주자로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개인적인 성과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5월 27~31일)해 지난 3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황 대표는 보수야권 지지층을 대상으로 41% 지지율을 얻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황 대표의 리더십으로 대여투쟁력을 높이며 지지층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당이 당명을 바꾼 이후 최고치 지지율(34.4%)을 얻은 것도 이 시기였다.

◇ 제1야당 위상 높이려면 대안 마련 절실

하지만 높아진 투쟁력만큼 대안정당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을 비판하면서도 ‘패스트트랙 철회’만 주장하며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설득력을 잃었다. 황 대표 역시 “문재인 정부의 경제 폭정, 민생 폭망에도 국민들이 우리 당에 선뜻 지지를 보내지 못하는 것은 우리 당만의 정책 대안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한국당이 민생투쟁 대장정의 후속 콘텐츠로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를 출범하는 것도 대안 마련을 위한 일환이다. 황 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폭정에 맞서서 치열하게 싸워오면서 2020경제 대전환 프로젝트 출범시켜 민생 대안들을 찾고 있다. 또 인재들을 영입해서 당의 새 길을 가꿔가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여성 청년 친화 정당 과제들도 이행해가고 있다. 우리는 변화해 가고 있다”며 “저는 투쟁과 혁신을 병행하면서 당의 체질을 바꾸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사기를 북돋았다.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막말 파문’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장외투쟁으로 끌어올렸던 정당지지율이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 민경욱 대변인의 ‘골든타임’ 발언,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나은 점이 있다”는 발언 등 논란을 겪으면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관련 기사 : ‘김정은이 낫다’ ‘골든타임 3분’… 한국당의 끊이지 않는 ‘설화’>

황 대표 역시 막말 논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개적으로 당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이런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서 우리가 정말 잘해야 되는데 지금 당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면이 많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막말 파문을 일으킨 의원에 ‘공천 불이익’을 주자는 주장도 나왔다. 신상진 의원은 “내년 총선 말조심해야 된다는 걱정들을 많이 듣고 있다”며 “총선에서의 승리를 가로막는 구설수, 막말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떠나서 (막말을 함으로써) 국민에 걱정을 끼치는 분은 공천에서의 감점과 공천 부적격자로 하는 공천 룰을 만들고자 한다.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2040 미래찾기’ 토크 콘서트를 연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대신해 청년 세대와의 접촉면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됐다.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친 후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에세이집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습니다’에 대한 이야기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행사에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20~40대 시민들과 한국당 소속 당직자, 보좌진, 당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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