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이 올해 두 번째 분할을 단행했다./두산건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두산건설이 올해 두 번째 분할을 단행했다. 이번 분할로 경영효율성 제고 등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올해 한 차례 매각이 불발된 가운데, 재매각을 앞두고 몸집을 줄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건설은 지난 2일 두산건설이 영위중인 밸류웍스와 두산중공업의 베트남 하이퐁 법인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두산메카텍에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밸류웍스는 두산건설이 지분 60.9%를 보유한 회사로, 2017년 창원1공장을 분할해 신설한 법인이다. 두산메카텍은 지주사 ㈜두산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번 분할합병으로, 회사의 경영, 재무, 영업에 유의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이 분할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두산건설은 지난 6월 자산관리업을 물적분할해 ‘밸류그리스 주식회사’를 신설했다. 두산건설에는 기존 건설업과 부동산 임대업이 남고, 신설회사에 자산관리업을 분할하는 것이 골자다.

당시 두산건설은 분할을 통해 잠재적 리스크 또한 떼어냈다. 두산건설은 물적분할한 신설회사 밸류그로스에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 △일산 제니스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을 양도했다. 해당 자산들은 모두 장기 미회수 채권으로, 두산건설에는 추가 손실의 가능성이 있는 자산으로 여겨진다.

특히 두산건설이 현재 그룹 자구안의 일환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 두 차례의 분할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발(發) 악재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부터 3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받은 상황이다. 이에 따른 자구안의 일환으로 골프장 등 비핵심자산과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이 중 두산건설의 경우 올 하반기 대우산업개발로의 매각이 공식화된 후 매각이 불발된 바 있다. 아파트 브랜드 ‘이안’을 보유한 대우산업개발은 두산건설의 ‘위브’ 브랜드를 통해 브랜드 가치 제고와 서울 등 수도권 내 시장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두산건설 인수에 나섰다.

이후 두산은 대우산업개발에 우선협상자 지위를 부여하고, 매각 논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대우산업개발 측이 두산건설에 대한 실사 과정 중 잠재적 리스크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고, 막판에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번 분할 또한 회사의 몸집을 줄여 원매자를 찾기 위한 복안으로 분석된다. 두산그룹 또한 자금을 지원받은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해 두산건설 재매각 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 자구안의 일환으로 두산건설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현 시점에서는 구체적인 매각방식, 매수자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그룹과 시장에서 모두 두산건설의 매각 진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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