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의 등판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의 등판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7 재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참패,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이 나면서 이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4일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에 반발해 총장직에서 전격적으로 사퇴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의 사퇴로 그의 대선 출마는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윤 전 총장도 스스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체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이슈, 어떤 어젠다가 있는지 계속 공부하려 한다”며 대선 출마를 위한 정계 진출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노동문제 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를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지금의 공부가 정치권 등판 준비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공부는 공부”라며 정계 진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의 등판 시기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4월 재보선이 끝나고 윤 전 총장이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는 않고 있다. 아직은 언론을 통해 근황을 알리고, 정국 쟁점 현안에 대해 메시지를 내는 등 대권 ‘몸풀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면 윤 전 총장은 언제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시작할까.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이 결단을 빨리 내려 국민의힘에 바로 입당하길 바라는 분위기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5일 BBS 라디오에서 ‘당 내에는 윤 전 총장이 늦어도 7월에는 빨리 입당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지적에 “정치할 생각이 확고하다면 대선 구도라든지, 정국 상황이라든지 이런 것을 참작해서 본인이 정치적으로 결단할 문제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제3지대가 당을 만들어서 선거까지 제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국민의힘 입당을 압박했다.

◇ 여야 지도체제 정비 후 등판?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여야의 지도체제가 정비된 이후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내달 2일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역시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은 현재 국민의당과의 ‘선(先) 통합 후(後) 전당대회론’과 ‘선 전대 후 통합론’을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지금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기에는 정치 환경이 좋지 않다”며 “민주당도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조국 사태 때문에 재보선에서 졌다, 아니다’를 두고 싸우고 있고, 국민의힘도 ‘국민의당과 전당대회 이전에 합당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하겠다고 한들 건전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4월, 5월에는 상징적인 인물들을 만나거나 언론 등을 통해 메시지를 내고 공부를 하면서 생각을 가다듬고 워밍업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여야의 지도체제가 정리되고 난 이후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윤 전 총장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JTBC와의 통화에서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돼야 (정치권 인사를)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특히 여야 모두 당내 개혁이나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전 총장이 등판 시기를 저울질하며 어떤 ‘대권 플랜’을 구상하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에게는 크게 국민의힘 입당과 제3지대 정치세력화, 두 가지의 길이 있다. 그가 제3지대 정치세력화를 위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과 손을 잡을 것인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최근 금태섭 전 의원은 윤 전 총장 등이 몸담을 수 있는 신당 창당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안 갈 것 같다”며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과 금 전 의원은 오는 16일 회동할 예정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바로 입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처음부터 신당을 창당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며 “먼저 ‘이번 대선에 도전하겠다’ 정도만 던지고 난 후 반응을 지켜보면서 향후 행보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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