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순 대표가 자신의 딸 3명에게 신성통상 주식을 대거 증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성통상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근 신성통상 주요 주주에 오너 2세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오너인 염태순 대표가 자신의 딸 3명에게 457억원 규모의 주식을 대거 증여한 데 따른 것이다. 오너 2세들에 대한 경영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 딸 3명에, 457억원 규모 신성통상 주식 증여… 2세경영 속도내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염 대표는 지난 7일 염혜영·염혜근·염혜민씨 세 자녀에게 각각 신성통상 주식 575만8,336주씩을 증여했다. 이날 종가기준(2,645원)으로 각 개별 증여액은 152억3,090만원 규모다. 총 증여액수는 456억9,24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염 대표의 신성통상 보유 주식은 2,903만9,280주(20.21%)에서 1,179만4,272주(8.21%)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염 대표의 신성통상 보유 주식은 2,903만9,280주(20.21%)에서 1,179만4,272주(8.21%)로 감소했다. 반면 세 자녀는 4%(575만8,336주) 신성통상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게 됐다. 

신성통상은 남성복 브랜드 지오지아·올젠·앤드지, 캐주얼 브랜드 폴햄, SPA 브랜드 탑텐 등을 보유하고 있는 패션기업이다. 1968년 니트의류 수출기업으로 출발한 뒤, 1990년대 초반 패션시장에 본격 진출해 사세를 확장해 온 기업으로 유명하다. 신성통상의 모회사인 가나안을 설립한 염태순 대표는 2002년 대우그룹으로부터 신성통상을 인수한 뒤, 사세를 키워온 바 있다. 

이번 주식 증여로 신성통상의 주주 구성은 변화를 맞게 됐다. 신성통상의 주요 주주로는 지난 3월말 기준 가나안(30.01%), 염태순 대표, 에이션패션(17.66%) 등이 전부였다. 염 대표의 자녀들의 신성통상의 직접 보유 지분은 ‘0’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염 대표의 주식 증여로 딸들이 주요 주주로 등장하게 됐다. 

염 대표는 슬하에 1남 3녀를 두고 있다. 이 중 두 딸인 염혜영 씨와 염혜근 씨는 일찍이 회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장녀인 염혜영 씨는 1982년생으로, 신성통상 내에서 물류 관련 부서장 직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4년생인 둘째 염혜근 씨는 탑텐 상품개발 차장을 맡고 있다. 

염 대표의 장남인 염상원 씨는 지난해부터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0대 초반 나이인 염상원 씨는 1월 신성통상 경영지원본부 과장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성통상의 직접 보유 지분은 없다. 

하지만 그는 신성통상의 모회사인 가나안의 지분 82.4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신성통상에 대한 간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염상원 씨는 2009년 아버지로부터 가나안을 지분을 대거 증여받아 지배구조 정점에 단숨에 올랐다. 현재의 지분 구조만 살펴보면, 장자를 중심으로 한 승계구도가 구축된 상태로 보인다. 

다만 두 딸에게도 일부 지분들이 증여된 만큼, 향후 형제경영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염태순 대표는 동생인 염권준 부회장과 함께 신성통상 및 일부 계열사 경영을 함께 챙겨왔다. 

업계에선 장남인 염상원 씨가 지난해 입사한 만큼, 한동안 경영수업을 받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염상원 씨가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시기가 이른 만큼, 이번 지분 증여를 계기로 두 딸의 경영 입지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장녀인 염혜영 씨의 남편이자 염 대표의 큰 사위인 박희찬 신성통상 상무는 올해 잇따라 신성통상의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장내매수를 통해 신성통상 주식 10만주를 처음 매입한 데 이어, 5월 5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박 상무는 현대카드 마케팅팀 출신으로 2011년 신성통상에 입사해 실무를 익혀왔다. 현재 신성통상 주요 주주사인 에이션패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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