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아 대표가 이끄는 조광페인트가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아 대표가 이끄는 조광페인트가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75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견기업 조광페인트가 실적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앞서 2년째 이어졌던 적자가 더욱 확대되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러모로 주목을 끄는 ‘3세 경영인’ 양성아 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 체질개선 행보로 적자… 하반기 반등 시작될까

조광페인트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1,152억원의 매출액과 42억원의 영업손실, 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또한 2배로 불어났다. 아울러 상반기 기준 당기순손익도 적자전환됐다.

앞서 조광페인트는 오랜 기간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4년 163억원, 2015년 183억원, 2016년 1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도 준수했다.

하지만 2017년 들어 실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매출액은 2,000억원대에 안착했지만, 영업이익이 2017년 51억원, 2018년 1억원으로 급감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급기야 2019년엔 3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지난해에는 47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규모가 불어났다.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의 90%가량을 기록한 상태다. 

공교롭게도 조광페인트의 이 같은 실적 하락세는 오너일가 3세 양성아 대표의 행보와 맞물린다. 양성아 대표는 2018년 3월 공동 대표이사에 오른 데 이어 2019년 3월부터 단독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양성아 대표는 여러모로 눈길을 끄는 경영인이다. 재계 전반은 물론 관련 업계에서 보기 드문 젊은 여성 오너경영인이라는 점에서다. 오너일가 3세 세 자매 중 막내이면서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이례적이다.

조광페인트의 실적 하락세는 실제로 양성아 대표와 무관하지 않다. 양성아 대표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체질개선이 각종 투자로 이어지면서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조광페인트 관계자는 “업황이나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며 “그럼에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시설 등 신규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경기도 군포에 연구 시설을 마련했고, 부산에선 창고 증축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체질개선은 조광페인트 뿐 아니라 페인트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흐름이다. 최근 페인트업계는 저마다 신사업 진출로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광페인트 역시 종합화학기업으로서의 입지 강화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1977년생인 양성아 대표는 이미 조광페인트의 문화를 상당 부분 바꿨다. 회사의 역사가 길고 업종 및 남성 위주의 구성원 특성상 보수적이고 딱딱했던 사내문화를 대대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조광페인트 관계자는 “불과 몇 전과 비교해도 사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조직이 젊어지고 소통이 활발해졌을 뿐 아니라 능력 중심의 문화가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관건은 실적 개선이다. 사업 및 사내문화 체질개선 추진이 성공적으로 완성되고, 양성아 대표의 대내외적 리더십에 힘이 실리기 위해선 적자 탈출 등 실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대해 조광페인트 측은 올해 상반기 저점을 찍은 만큼, 머지않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하반기 분기 기준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연간 실적 또한 적자를 끝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양성아 대표가 본격적인 실적 개선으로 체질개선을 마무리 지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 오너경영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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