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아 대표가 이끄는 조광페인트가 올해 적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양성아 대표가 이끄는 조광페인트가 올해 적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오너일가 3세 양성아 대표가 이끄는 조광페인트가 3분기에도 적자탈출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가격 인상 등 외부요인과 3세 시대를 맞아 추진 중인 변화의 행보가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른 한편으론 사외이사들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3세 시대가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고 있지만, 변화와 구태 사이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다. 

◇ 체질개선 행보 속 적자… 한편으론 ‘구태’

최근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조광페인트는 3분기 연결기준 583억원의 매출액과 22억원의 영업손실, 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로써 조광페인트의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액 1,736억원, 영업손실 65억원, 당기순손실 72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8.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 또한 무려 287.5% 늘어난 것이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조광페인트의 실적은 2017년을 기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6년까지 16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7년 51억원, 2018년 1억원으로 뚝 떨어지더니 2019년엔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것이다. 이어 지난해에는 47억원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확대됐고, 올해는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을 뛰어넘은 모습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우선 원자재가격 인상 등 외부요인이 꼽힌다. 또한 오너일가 3세 양성아 대표 취임 이후 이어지고 있는 변화의 행보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조광페인트는 경기도 군포에 연구시설을 새로 마련한 데 이어 최근엔 부산에서 창고 증축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3월 공동 대표이사에 오른 데 이어 2019년 3월부터 단독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양성아 대표는 여러모로 주목을 받고 있는 오너경영인이다. 관련 업계에서 드문 젊은 여성 경영인인데다, 오너일가 3세 세 자매 중 막내로서 유일하게 경영에 나서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양성아 대표는 취임 이후 조광페인트의 체질개선을 주도하고 있으며, 사업적인 측면 외에도 사내문화 등에 있어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행보는 올해 적자를 비롯한 수익성 악화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조광페인트의 적자 실적이 우려만이 아니라 기대도 받는 이유다.

다만, 조광페인트는 한편으로 과거의 구태를 답습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조광페인트는 올해 3분기까지 4차례에 걸쳐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박성영·이창열 두 사외이사는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도 각각 17%, 25%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바 있다. 

사외이사는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감시·견제하고 일반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이다. 때문에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출석은 사외이사의 가장 역할을 다하기 위한 기본적인 권리이자 의무라 할 수 있다.

실제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최근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75%에 미치지 않을 경우 선임에 반대하고 있고, 매년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하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역시 이사회 출석률이 70%에 미치지 않을 경우 성실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를 권고한다.

한편, 사외이사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에 대해 조광페인트 측은 “특별한 사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