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축산업을 통해 제공되던 기존 육류 생산방식에서 벗어난 대체육이 부상하고 있다. 대체육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대체육 제품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체 육류시장에서 대체육이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소·돼지·닭 등 축산업을 통해 제공되던 기존 육류 생산방식에서 벗어난 대체육이 부상하고 있다. 대체육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대체육 제품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체 육류시장에서 대체육이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올만큼 대체육의 입지는 나날이 커 갈 전망이다.

◇ 대체육 보급 현실화… 동물복지‧탄소중립‧육류공급 기여 예상

‘대체육’이란 전통적인 축산업 방식이 아닌 식물추출·배양 등의 방식으로 제조해 기존 육류와 비슷한 맛·영양성분을 제공하는 식품을 뜻한다. 등장 초기 대체육은 대부분 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콩고기로 불리거나, 인공적으로 제조한 식품으로 분류돼 인조·유사·가짜 등의 수식어가 붙어 불리기도 했다.

대체육 제조 방식에는 △식물추출 △동물세포 배양 △미생물 발효 △식용곤충 등이 있다. 현재 판매중인 대체육 제품들은 주로 식물추출 방식으로 제조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동향브리프 ‘대체육’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은 식물성 단백질을 주원료로 만들어지는데, 주로 △밀 △대두 △완두 등으로부터 추출된다. 추출된 식물성 단백질을 조직화한 형태가 ‘식물성조직단백(Texturized Vegetable Protein, 이하 TVP)’인데, 이러한 TVP를 고기와 유사한 식감으로 구현하는 과정이 식물성 대체육 제조의 핵심이다. 

대체육은 채식주의자나 선천적으로 육류섭취가 불가능한 사람들을 위한 대체식품으로만 남지는 않을 전망이다. 인구수 증가세에 따라 육류 수요량 또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축산업을 통한 육류 공급량에 한계가 예상되는 만큼, 대체육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인구는 97억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육류 수요 또한 2018년 3억400만톤에서 2050년 4억5,500만톤으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 주요 육류 가공공장이 중단 돼 육류 공급부족이 현실화 된 바 있다. 이 시기 미국에서 식물성 대체육 산업이 반대급부로 성장했다. 일반 육류 생산과 달리 식물추출로 제조과정을 자동화한 식물성 대체육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초부터 판매율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렇듯 부족한 육류 공급량을 채울 대안으로 급부상한 대체육은 공장식 축산과 도축 과정이 생략돼, 근래 소비자들에게 중요시 되고 있는 동물복지 차원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온다. 또한 사육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줄여 탄소중립을 이루는데 일조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경영 컨설팅 회사 에이티커니(AT Kearney)에 따르면 일반 육류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감소해, 2040년이 되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육류의 60%를 대체육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대체육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전 세계 가장 큰 규모를 가진 미국 대체육 시장은 2018년 9억5,400만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2023년엔 약 11억6,600만달러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대체육 선도국가는 ‘미국’… 국내 대체육 시장은 ‘시작 단계’ 

식품업계에선 벌써부터 대체육 시장 선점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9년 미국에서 설립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는 △버거 페티 △닭고기 △소시지 △비프크럼블 등에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비욘드미트의 페티는 대두(Soybean)를 주 성분으로 사용하는 기존 콩고기와 달리 △완두콩 △녹두 △현미 등으로 단백질을 구성해, 코코아버터·코코넛오일을 통해 마블링을 구현하고 비트 주스로 육즙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비욘드미트는 2019년 기업가치 150억 달러 기업으로 성장, 지난해엔 2019년 대비 36.6% 증가한 연매출 4억680만달러를 달성한 바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대두를 주성분으로 하는 패티를 생산한다. 여기에 식감을 위해 밀 단백질과 감자 단백질을 첨가하고 코코넛 오일로 육즙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약 1만7,000개 식료품점과 3만개 가량의 레스토랑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한 상태다. 임파서블푸드는 2024년까지 기존 고기 버거 수준의 가격을 달성해 2035년까지 모든 육류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식품기업들도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대체육 시장은 시작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농심·롯데푸드·신세계푸드 등 식품기업들은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를 론칭, 자사에서 제조한 식물성 대체육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9년 4월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론칭했다. 국내 최초로 ‘한국 비건인증원’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롯데푸드는 순식물성 단백질 원료로 만든 배지너겟·배지까스 등을 출시했다. 지난해 7월엔 기존 상품을 리뉴얼 해 재출시 했고, 배지함박 2종을 새롭게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 바 있다.     

농심은 지난 1월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고 식물성 대체육 사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베지가든은 농심이 자체 개발한 제조기술 ‘HMMA(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바탕으로 떡갈비·완자·만두 등 대체육 제품을 만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대체육 브랜드 ‘배러미트’를 론칭하고 콜드컷(슬라이스 햄)을 선보였다. 배러미트 콜드컷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을 주원료로 해조류·곤약 성분을 첨가해 기존 햄 제품과 유사한 맛과 식감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국내 식품기업 외에도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가 2019년 10월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를 론칭한 바 있다. 론칭과 함께 자체 기술로 생산한 대체육을 선보였으며, 대두·완두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다양한 대체육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김보경 수석연구원은 발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공장식 축산에서 우려되는 각종 전염병의 위험 없이 안정적 식자재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대체육의 장점”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에 힘입어 대체 단백질 식품은 ‘특별하고 신기한 제품’에서 ‘일상적 소비제품’의 범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 참고자료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발간자료 ‘대체 단백질 식품 트렌드와 시사점’(2021.04)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0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2020.11)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동향브리프 ‘대체육’
국내 각 식품업계 대체육·비건 브랜드 출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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