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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비건페스타] 식품에서 액세서리까지… ‘비건’ 인식 지평 넓히다  
2022. 02. 21 by 엄이랑 기자 aniceday21@sisaweek.com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세택(SETEC)’에서 비건 전문 전시회 ‘제5회 베지노믹스페어-비건페스타’가 진행됐다. /대치동=엄이랑 기자

시사위크|대치동=엄이랑 기자  “기존 채식주의를 지칭하는 좁은 의미의 ‘비건’보다, 친환경·동물보호 등 폭넓은 의미를 담아 비건을 다루고자 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세택(SETEC)’에서 비건 전문 전시회 ‘제5회 베지노믹스페어-비건페스타(이하 비건페스타)’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식물유래 성분이 주 원료인 비건 제품을 생산하는 다수 기업이 약 150부스 규모로 참여해 △식품 △패션·뷰티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비건페스타를 주최한 엑스컴 인터내셔널 박명희 대표는 이번 행사를 식품에 국한되지 않게 기획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비건이란 식물성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이 아닌, 더욱 넓은 범위”라며 “수렵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고, 벌꿀·우유와 같이 동물 착취를 통한 식품을 배제하는 것 등 지구 환경을 고려한 모든 활동이 비건에 포함된다”며 비건페스타에 담긴 비건의 의미를 설명했다. 

비건페스타에 전시된 다양한 비건 제품들. 사진은 (상단) 곡물·채소로 만든 ‘달버거‘의 패티를 시식하기 위해 모인 관람객들. (하단 좌측) 나무껍질, 식물가죽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COPI‘가 전시한 제품. (하단 우측) ‘비건코리아‘가 전시한 비건 의류 브랜드 ‘Celestial Cloud‘의 인조 모피. /대치동=엄이랑 기자

◇ “비건은 채식만이 아닙니다”… 식품 비롯해 용기‧의류‧화장품 등 다양한 용품 전시 

지난 18일 방문한 행사장에는 개막 첫날임에도 많은 관람객들로 붐비며 ‘비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실제로 채식 인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가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9년 약 50만명으로 추정됐던 채식인구는 2022년 현재 약 150만~200만명으로 추정된다. 육류를 선천적으로 먹지 못하는 사람 위주로 구성돼있던 기존의 채식인구는 기후위기·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자발적으로 육류 섭취를 포기하고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사람이 늘어가는 상황이다.   

다수 전시부스 중 비건 식품 관련 부스를 찾는 방문객이 많은 편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곡물·채소로 만든 버거 패티를 비롯해 △베이커리 △우유 △그릭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종류의 비건 식품을 접할 수 있었다. 

기자는 비건 식품 중 식물성 우유를 시음할 수 있었다. 처음 먹어본 식물성 우유는 곡물 성분의 유음료인 만큼 재료 본연의 향이 느껴져 고소함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사실 기자는 행사에 참여하기 전만 해도 비건을 단순히 ‘식물성 식품’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는 식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건 용품도 전시돼 ‘비건’의 폭넓은 의미와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인조 모피를 사용한 의류를 비롯해, 코르크로 만든 지갑·액세서리, PLA(옥수수 전분을 주원료로 한 바이오플라스틱)와 대나무·밀짚 소재 펄프를 활용한 용기 제품도 접할 수 있었다.

또한 ‘비건 화장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셀룸’은 동물 유래 성분 미첨가,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셀룸 화장품 개발자이자 대표인 김다예 씨는 “화장품을 연구하는 딸과 피부과 의사인 엄마가 함께 운영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건페스타를 관람한 김소라(32) 씨는 “비건 시장이 크게 성장했음은 물론, 제품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걸 느낀다”며 “특히 친환경 포장용기와 함께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다수 제품에서 발전을 이뤄졌다는 점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이번 비건페스타에는 다수의 대체육 부스가 있었다. 사진은 (좌측) 식물성 원료육 개발·판매 업체 ‘위미트’ 전시 부스에 시식을 위해 모인 사람들. /대치동=엄이랑 기자 

◇ 대체육, 기존 육류 대체식품 넘어 ‘식물성 고기’로 포지셔닝 꿈꾸다  

다양한 비건 식품 및 용품들 가운데 특히 이목을 끈 것은 ‘대체육’ 부스였다. 대체육은 곡류·해조류 등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원료를 활용해 기존 육류의 성분‧외형과 함께 맛과 식감을 구현한 식품이다.

행사에 참여한 대체육 생산 업체 중 식품 대기업의 브랜드도 있었다. 기자는 이 중 농심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의 떡갈비와, 식물성 원료육 개발·판매 업체 ‘위미트’의 깐풍기를 맛봤다.

베지가든 떡갈비의 외형은 기존 떡갈비와 같았다. 끝맛에서 이질적인 향이 느껴지긴 했지만 전반적인 맛과 식감은 기존 고기와 흡사했다. 버섯·대두·밀 등을 활용한 닭고기 대체 식품이 주력인 위미트 부스에서는 출시를 앞둔 크런치(깐풍기 맛)를 시식했다. 첨가된 소스나 튀긴 식품임을 감안해야겠지만 식감과 맛 모두 기존 깐풍기와 다르지 않았다.

비건페스타에서는 전시 외에도 다양한 시각으로 비건을 다룬 토크쇼·강연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사진은 오후 3시 경 안현석 위미트 대표가 부대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대치동=엄이랑 기자

한편 비건페스타에서는 전시 외에도 다양한 시각으로 비건을 다룬 토크쇼·강연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여러 부대행사 중 안현석 위미트 대표가 진행한 ‘위미트가 생각하는 대체육이란’ 행사에 참여해 대체육 관련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강연에서 안 대표는 “소비자들은 기존 육류와 흡사한 대체육을 기대하고, 업체 입장에서도 기대에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히 ‘대체한다’는 의미 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식물성 고기로서 오리지널리티(독창성) 확보를 자사의 지향점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기존 육류를 쓰지 않더라도 식물성 원료에 기반해 신선한 식품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맛있고, 즐거운 미식 경험을 만드는 것이 위미트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비건페스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15개월여 만에 개최된 행사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엑스컴 인터내셔널 박명희 대표는 확산세가 정점에 올라선 상황에 치러진 만큼 4회 행사 대비 더욱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비건페스타를 찾은 관람객수는 약 1만8,000명으로 주최 측은 추산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총 3차례 행사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8월 강남구에 위치한 ‘양재 aT센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오는 8월 예정된 행사를 포함해 가능하면 12월에도 개최할 생각”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기에 접어든다면 해외 유수의 기관, 협회, 환경단체, 바이어 등을 초청해 더욱 다채로운 비건 관련 식품 및 용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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