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인터넷 기자단과 인터뷰를 가지고 부동산 문제, 전 국민 재난지원금 문제 등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지적에 “차별화라고 보지 말고 변화라고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에 무공천을 고심 중이다.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인터넷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 /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은 총 5곳으로, ‘미니 총선’이라 불린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이 ‘미니 총선’에 공천을 하지 않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민주당 당헌 96조2에 ‘당 소속 공직자가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어서다. 올해 4월 진행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은 해당 당헌 때문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내년 3월 9일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질 지역은 서울 종로·서초갑·경기 안성·대구 중남구·충북 청주 상당 등 총 5곳이다. 5곳 중 민주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곳은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 등 3곳이다.

다만 종로는 이낙연 전 대표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택하면서 공석이 된 것으로,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한’ 경우는 아니다. 그러나 경기 안성과 청주 상당은 이규민·정정순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가 되면서 재보궐선거를 하게 됐다. 서울 서초와 대구 중남구의 경우는 국민의힘이 귀책사유가 있는데, 윤희숙·곽상도 전 의원이 각각 부친 땅투기 의혹과 아들 퇴직금 50억원 논란으로 사퇴했다. 

민주당 당헌 96조2의 ‘중대한 잘못’에 대한 유권해석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서울 종로 지역구의 경우엔 무공천 지역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 전 대표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이고, 이 지역을 무공천 할 경우 자칫 이 전 대표가 ‘중대한 잘못’을 저지를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해석의 여지가 없는 귀책사유가 발생한 경기 안성과 충북 청주 상당은 무공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이재명, "무공천 긍정 검토” 강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3일 “민주당이 신뢰를 잃게 된 계기가 꽤 여럿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스스로 만든 당헌당규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무공천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6일 인터넷 기자단과의 합동 인터뷰에서도 “(무공천은) 당내 초선 의원 중심으로 혁신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던진 문제”라며 “당의 대선 후보로서 제 입장은 최종적으로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으로 결정해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민주당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했다. 이 지역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문으로 인해 공석이 됐다. 당시 민주당은 당원투표를 통해 해당 지역 공천을 결정했지만 큰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이 후보의 발언은 당시 민주당이 신뢰를 잃었고, 이번 재보선에서 당헌이라는 ‘원칙’을 지켜 대선 승리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대로 이번에도 후보를 내 대선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점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민주당은 아직 공천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달 15일 재보선을 담당할 기획단을 꾸렸다. 그러나 지난달 9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음에도 중앙당 검증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은 지난 16일 선대위집행위원단 워크숍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 안 하는 것부터 공천 하는 것까지 모든 걸 다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여론조사에서도 여론지형이 안 잡히므로 1월이나 돼야 이런 얘기를 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에서도 재보선 공천과 대선의 상관관계를 두고 고심 중이라는 의미이며, 현재 여론의 시선이 대선에 집중돼 있어 여론 파악이 어렵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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