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일(한국시간) 공개한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22 시리즈는 뛰어난 하드웨어를 탑재하며 ‘역대 가장 강력한 갤럭시’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동시에 이번 갤럭시S22모델이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갤럭시S22를 구성한 재질이 바닷속에 버려진 ‘그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가 전 세계 IT업계와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22’ 시리즈를 10일(한국시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S22의 하드웨어를 살펴보면 갤럭시S시리즈 최초로 ‘S펜’ 내장돼 있으며 최신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카메라, 다이내믹 AMOLED 2X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역대 가장 강력한 갤럭시’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제품인 셈이다.

하지만 뛰어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이번 갤럭시S22모델이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바로 ‘역대 가장 친환경적인 갤럭시 시리즈’라는 점에 있다. 갤럭시S22를 구성한 재질이 바닷속에 버려진 ‘그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10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2 울트라’를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 ‘폐그물’로 만든 갤럭시S22… 자원절약과 해양생태계 보호 ‘일석이조’ 기대

10일 진행된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 행사에서 삼성전자 측이 설명한 바에 따르면 이번 갤럭시S22의 키 브래킷(Key bracket)과 S펜 내부에는 폐어망 소재를 약 20% 함유한 재활용 플라스틱이 이용됐다. 스피커 모듈과 전원 및 볼륨 키 내부에도 PCM(Post-Consumer Materials)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이번 갤럭시S22에 폐어망 등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관련 기술을 약 10년간 연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여러 전문 업체들과 협업해 폐어망을 수거하고 이를 스마트폰에 적합한 고품질의 소재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수많은 플라스틱 폐기물 중 특히 ‘폐그물’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폐그물이 해양 생태계에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환경 및 생태계 분야 전문가들은 바닷속에 버려진 폐그물들은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중대한 오염원인 중 하나로 꼽곤 한다. 

글로벌 환경 단체 그린피스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전 세계 바다에 버려지는 폐그물은 약 64만톤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바다 역시 폐그물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발표한 ‘폐어구 발생 실태 및 체계적 관리 방향(2016)’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7만5,000톤에서 9만4,000톤에 이르는 폐어구가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 및 생태계 분야 전문가들은 바닷속에 버려진 폐그물들은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중대한 오염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사진은 폐그물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의 모습./ 그린피스

이처럼 바닷속에 버려진 폐그물들이 위험한 이유는 이들이 바닷속 해류를 따라 떠돌다 해양생물들의 몸에 감기는 치명적인 ‘덫’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멕시코 수역에서는 바다거북 300여마리가 버려진 폐그물에 걸려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린피스는 “유령 어구(폐그물)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해수면에 떠다니는 큰 플라스틱 쓰레기만 놓고 보면 그 비중이 훨씬 더 크다”며 “특히 해저산이나 해령의 밑바닥에 가라앉은 쓰레기의 85% 이상이 유령 어구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갤럭시S22 시리즈에 이용된 재활용 플라스틱에서 특별히 폐그물과 같은 해양폐기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특히, 버려지는 어망에 의해 위협받는 해양과 해양 생물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갤럭시S22 시리즈를 시작으로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MX(Mobile Experience: 모바일 경험) 사업부 전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삼성전자의 해양폐기물 재활용에 대해 환경오염과 자원 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제조와 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 갈 길 먼 ‘친환경 스마트폰’… 삼성 “지구를 위한 갤럭시 목표 달성할 것”

이번 삼성전자의 해양폐기물 재활용에 대해 환경오염과 자원 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한 해 약 14억대가 판매되는 스마트폰을 제작할 때 이용되는 플라스틱양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폐그물들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스마트폰 자체가 발생시키는 환경오염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스마트폰은 결코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제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제조과정은 상당히 ‘비환경적’이다. 

대표적인 것은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채굴 문제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AP’를 제작할 때 필수적인 광물이다. 문제는 희토류 채굴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오염물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한국방재학회에 개제된 논문에 따르면 약 1톤의 희토류 분해침출과정에서는 황산이 포함된 6만3,000m³의 독성가스가 발생하고 20만 리터의 산성폐수 등, 1.4톤의 방사성물질 함유폐수가 발생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제조 및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번 갤럭시S22에 적용된 폐그물을 이용한 재활용 플라스틱 역시 해당 프로젝트의 일부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과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도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필수적인 5G 등 통신네트워크 유지와 전력 생산, 데이터 및 서버 운영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들을 상당량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학술지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에 게재된 ‘Assessing ICT global emissions footprint: Trends to 2040 & recommendations(2018)’ 논문에 따르면 하루 동안 스마트폰 1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약 660g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 1대가 시속 80km로 1km를 달릴 때 약 149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1대가 상당히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이 같은 스마트폰 제조 및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 8월부터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무선사업 영역 전반에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자원을 재사용·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다. 이번 갤럭시S22에 적용된 폐그물을 이용한 재활용 플라스틱 역시 해당 프로젝트의 일부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모든 스마트폰 충전기의 대기 전력을 0.005W 미만으로 낮춰 대기 전력 제로(zero)화를 달성할 것”이라며 “또한 동기간 전 세계 무선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을 통해 매립 폐기물을 제로화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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