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6일 전북 전주시 평화사거리 유세현장을 방문해 이재명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6일 전북 전주시 평화사거리 유세현장을 방문해 이재명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3일차인 17일, 여야 당 지도부는 대선후보와 떨어져 각자 다른 곳에서 유세를 펼쳤다. 바닥을 훑으며 표를 주워야 하는 선거의 특성상, 한 곳이라도 더 찾아가서 유권자를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서 표 모으기에 나섰다.

◇ 민주당 지도부, 조직력으로 ‘바닥 쓸기’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서울 노원구와 광화문, 왕십리역, 홍대거리 등을 찾았다. 서울 표심 공략 2일차인 셈이다. 반면 당 지도부는 다른 지역을 찾아 유권자를 만났다. 

우선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인천 서구 정서진 중앙시장에서 이 후보 지원 유세를 한 뒤 검단사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유세 현장에는 유동수 의원(인천시당위원장), 홍영표 의원(국가비전·국민통합위 수석부위원장), 김교흥 의원, 신동근 의원도 함께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16일)엔 강원도 원주를,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에는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강원도 유세에 집중한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도당 대전환 선대위 회의’에 참석했고, 춘천 풍물시장에서 집중유세를 한 뒤 오후부터는 화천·양구·인제군을 차례로 들렀다. 송 대표는 전날엔 전주·익산·군산 등 전북 지역을 돌며 표 단속에 주력했다. 같은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전주에서 유세를 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강원도를 누볐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로 구성된 ‘민생원정대’ 유세단은 이날 속초·고성·양양·강릉·동해·삼척 등 강원 영동 지방을 들렀다. 민생원정대 유세단은 전날에 춘천·횡성·홍천·인제 등 영서 지역을 방문해 표심 공략에 나섰다.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에게는 ‘험지’로 통했으나, 선거를 거듭하면서 민주당 득표율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같은 동시다발적 유세는 조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민주당의 강점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도부 외에도 생애 첫 투표 청소년 등이 참여하는 ‘낭랑유세단’, 지역 균형을 챙기는 ‘재명이네 유세단’, ‘친환경 고민 싹쓸이 유세단’ 등을 별도로 가동해 전국을 누빈다. 별동대 성격의 유세단을 통해 대선후보나 지도부가 방문하지 못하는 지역 등에서 표심을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과거 민주당은 비슷한 전략으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17일 오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소답시장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17일 오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소답시장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 지도부, ‘꼼꼼한 골목 유세’ 전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날 경기 안성·용인·성남과 서울 송파·서초·종로를 찾았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윤 후보와는 별도로 선거 운동을 펼쳤다. 

이준석 대표는 15~16일 이틀 동안 트럭 한 대로 부산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했다. 그리고 이날은 경남 창원·김해·양산 등에서 지원유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텃밭인 PK(부산·경남)의 표심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를 마치고 서울 양천·금천·중구를 찾았다. 이날 윤 후보가 경기 동부와 서울 강남 지역을 찾는 만큼 김 원내대표는 서울 서남부 지역을 집중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엔 강원 춘천을 찾아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원내대표가 춘천 퇴계사거리를 방문했던 것과 비슷한 시각, 상대당인 윤호중 원내대표가 강원 춘천시청 앞에서 거리 유세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윤 후보의 유세는 거점 지역을 찾는 점이 특징이다. 앞서 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경부선 유세에 나섰다. 이 대표 등은 윤 후보와는 별도로 먼저 부산으로 이동해 골목을 누비는 이동 유세를 벌인 후, 윤 후보와 거점에서 합류했다. 윤 후보가 부산에 머문 시간은 길지 않았으나, 당 지도부가 일정이 빽빽한 후보 대신 바닥 민심을 꼼꼼히 챙기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준석 대표가 며칠째 PK지역에서 골목 유세를 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PK지역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공고한 곳이지만, 박빙의 승부가 될 이번 대선에서는 텃밭 단속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주말 동안 경북 지역과 울산 및 경남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 대표가 합류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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