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헤이트 스피치(증오·혐오발언)’를 규제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과연 민주당이 헤이트 스피치를 금지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헤이트스피치 금지를 위한 집시법 개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심한 욕설과 혐오를 조장하는 시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헤이트 스피치의 원조는 다름 아닌 민주당 강성지지층”이라며 이같은 법안 발의에 대해 맹폭을 가했다.

앞서 박광온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15명은 전날(8일) ‘헤이트 스피치’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집회 주최자 및 질서유지인, 참가자가 성별‧종교‧장애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반복적으로 특정 대상과 집단에 혐오‧증오를 조장하거나 폭력적 행위를 선동해 국민 안전에 직접적 위협을 끼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러한 민주당의 법안 발의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를 막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보수 단체 등을 중심으로 경남 양산에 위치한 사저 앞 시위가 이어지자 이를 법적으로 봉쇄하고자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그간 ‘헤이트 스피치’ 문제를 일으킨 것이 민주당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이같은 법안 발의 자체가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의원 등 유력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당론에 반대하는 의견에는 어김없이 18원 후원금과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며 “최근 이재명 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를 비판하는 민주당 중진 의원의 사무실 앞에는 조롱과 비판이 담긴 대자보가 붙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문 전 대통령은 이같은 행태를 ‘양념’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며 “내가 하면 양념이고 남이 하면 혐오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문자폭탄에는 말 한마디 못 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는 집시법 개정에 나선다면 또다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치 혐오를 조장하는 강성 팬덤 정치와 먼저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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