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7일 한미일정상회담 나흘 만에 군사 도발로 대답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17일 한미일정상회담 나흘 만에 군사 도발로 대답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북한이 17일 한미일정상회담 나흘 만에 반응을 보였다. 한미일 확장억제 강화에 군사적 대응이 ‘더 맹렬해질 것’이라는 담화 내용대로 동해상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한미일 확장억제 강화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북한이 당분간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한반도의 긴장은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 북한, 프놈펜 성명에 반발

북한은 이날 오전 9시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최선희 외무상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에는 한미일 ‘프놈펜 성명’에 대한 반발이 담겨 있다. 북한의 불만이 집중된 것은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였다. 프놈펜 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 같으며,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은 강력해질 뿐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돼 있다. 

최 외무상은 “미국의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와 날로 분주해지는 조선반도 주변에서의 연합군의 군사 활동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에 보다 큰 불안정을 불러오는 우매한 짓”이라며 “필경 이번 3자 모의판은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 예측 불가능한 국면에로 몰아넣는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며 “미국은 반드시 후회하게 될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일 확장억제 강화 선언에 대해 정면으로 반발한 것으로,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할 것이라는 예고이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은 최 외무상의 성명 발표 2시간여 뒤인 오전 10시 48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지난 9일 SRBM 발사를 마지막으로 정세를 관망했지만, 한미일이 프놈펜에서 북한의 도발에 강경 대응을 천명하자 도발을 재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도발은 최 외무상의 경고가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향후 북한의 도발 수위 높아질까

북한의 도발 수위는 당분간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단 북한이 SRBM을 발사한 직후 미 공군 정찰기 RC-135V ‘리벳조인트’가 한반도 상공에 출격했다.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인 RC-135V가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을 감시하려는 목적으로 출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 푸에블로 호 피랍사건 등 미국 정찰자산의 역내 투입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최 외무상의 담화가 미국을 겨냥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또 최 외무상이 담화에서 “미국은 반드시 후회하게 될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향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태평양이나 미 본토를 조준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은 ‘더욱 맹렬한 군사적 대응’을 실현할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북한의 도발 수위가 그리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 외무상 명의로 담화문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최 외무상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협상의 주축이었다. 그렇기에 최 외무상의 등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으며, 군사 도발의 수위도 이에 맞춰 조절될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센터장은 이날 YTN ‘이슈 앤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북중 관계가 협력적이고 소통이 이뤄질 때 북한은 핵실험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과 우호협력 관계, 긴밀한 소통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협력이 유지 되기 때문에 북한은 담화문이라든가 도발적 행위라는 부분에 대해서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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