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취임 100일을 맞았음에도 관례였던 기자간담회도 생략하는 등 여느 때와 달리 ‘우울한’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이를 본 여야의 시선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 단일대오 흔들리는 민주당

이 대표는 지난 5일 전임자들과 달리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았다. 최측근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기자간담회에서 자칫 사법리스크만 부각될 우려가 있고, 예산 정국인 점을 감안해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민이 잠시 맡긴 권한을 민생이 아니라 야당 파괴에 남용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취임 100일 성과를 공유하며 민생정당의 면모를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의 분위기는 또 다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당내 단일 대오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상민 의원은 전날(5일) YTN ‘이재윤의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지금 이 대표의 윤석열 정부 비판 등에 그다지 관심을 안 갖는다”며 "사법리스크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달 분당 가능성을 언급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이 대표가 공천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구속되면서 그간 목소리를 내지 않던 비명계(非이재명계) 인사들이 결집하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서 전 원장의 구속에 대해 “정치보복이다”고 비판했다. 침묵을 지키던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윤석열 정부를 향해 ‘난폭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적극 비판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취임 100일 동안 ‘방탄’과 ‘대선불복’이라는 투트랙을 밟아왔다”며 “이 대표 방탄에 민주당이 온통 당력을 쏟고, 이 대표 개인의 문제를 왜 당이 방어하는지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에서 마그마가 끓어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이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권의 분위기를 들여다보면 좀 더 복잡한 속내가 드러난다. 이 대표를 사법처리한 이후를 고려하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최대한 길게 끌어 총선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대표가 사법처리 된다면 사법리스크는 사라진다. 총선까지 끌고 가야 정부여당에 유리한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현재 수도권 지역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낮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법리스크를 총선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는 야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분위기를 전환하려면 이 대표의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YTN ‘이슈앤피플’에서 “(이 대표가 해명을) 피하면 리더십을 잃을 수 있다. 당 대표가 위축된 모습을 보이면 리더십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며 “본인 측근이 구속된 것에 유감 표명을 할 건 하되, 부당성에 대해 지적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정치보복 프레임으로만 밀고 갈 경우 야당의 단일 대오는 흔들리고, 여당 역시 이를 지속적으로 때릴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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