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2022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 3월에 당선된 ‘정치 신인’ 윤석열 대통령은 ‘초유’라는 기록을 많이 보유하게 된 사람이다.

윤 대통령은 헌정사 최초로 검사 출신의 대통령, 선출직 경험이 전혀 없는 대통령, 출근길에 취재진과 즉석으로 문답을 한 대통령, 제1야당 없이 시정연설을 한 대통령, 처음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윤 대통령이 이같이 정치 사상 초유의 기록을 연이어 남긴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윤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인 5월 1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의 첫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이었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파격 행보’로 호평을 받았지만, ‘날 것 그대로’의 발언으로 여러 논란을 낳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21일 특정 출입기자의 ‘태도’를 이유로 도어스테핑은 중단됐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었으나, 언제 재개될지는 알 수 없다. 

도어스테핑 중단의 계기 중 하나였던 ‘MBC 취재진 전용기 탑승 불허’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었다는 평가다. 대통령실은 “지난 9월 윤 대통령의 뉴욕 순방 당시 발언을 보도한 것은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왜곡 보도였다”면서 지난 11월 동남아시아 순방 당시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다. 이같은 조치는 야권과 언론계의 비판을 받았다. 

◇ ‘대결’에 초점을 맞춘 갈등 해결 방식

또 윤 대통령은 제1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으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소속 의원 전원이 불참하는 초강수를 뒀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헌정사 관행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야당과의 관계만 불편한 게 아니었다. 여당 대표와도 충돌이 일어났다. 대선 내내 윤 대통령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미묘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결국 지난 7월 당 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내리며 갈등이 본격화됐다. 집권 2개월 만에 여당의 대표가 징계를 받은 상황이 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운송 거부에도 강경하게 대처했다. ‘노사(勞使) 간 법치주의’를 지속적으로 주장한 윤 대통령은 결국 지난달 29일 시멘트업계 화물운전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열흘 뒤인 지난 8일에는 철강·석유화학 운전자를 상대로 범위를 확대했다. 업무개시명령 제도가 도입된 것은 2004년이지만 실제로 발동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같이 큰 논란과 갈등을 낳았던 상황을 되짚어보면, 윤 대통령은 협상 대신 ‘강 대 강’ 대치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력을 발휘해 갈등을 풀어가기 보다는 대결 상대를 누르는 것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였다. 

30일 밝혀진 윤 대통령의 메시지 역시 대결 구도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통과된 세법 개정안이 민주당의 ‘발목잡기’로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고 직접 날을 세웠다. 올해 마지막으로 낸 대(對) 야당 메시지도 대결적인 자세를 유지한 것이다. 

정치권은 이같은 행보의 요인을 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인 데 있다고 보고 있다. 전 청와대 출신 한 야권 인사는 “검사가 혐의점을 찾아내는 것처럼, 윤 대통령이 갈등을 대하는 자세는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통령은 정치력이 필요한 자리다. 대결에 초점을 맞춘다면 갈등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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