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로부터 책을 선물받고 있다. / 정의당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로부터 책을 선물받고 있다. / 정의당 제공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이 정부의 노동 개혁에 대해 친기업‧반노동 정책이라며 성토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와 기업이 한 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거대노조 불법행위’ ‘명분 없는 파업’을 운운하며 ‘사회 곳곳의 부조리와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에 뿌리 깊게 박힌 노동혐오를 보여준다. 기업과 한 몸이 되겠다는 윤석열 정부가 노동조합은 적폐로 몰아가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며 “경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은 중요하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이 ‘친기업’을 넘어 노동자의 반대편에 선 ‘기업 정부’를 지향한다면 잘못된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을 청산 대상으로 몰고, 노동자를 장시간 근로와 위험한 일터로 내모는 것이 노동 개혁이냐”며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면서도 근로기준법 뒤에 숨어 있는 원청기업, 진짜 사장의 부조리는 보이지 않느냐. 천문학적 손해배상액 소송으로 노동자의 헌법적 기본권을 제한하고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기업 적폐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정의당은 청와대 2023년 신년인사회에 직접 참석해 얼마 전 별세한 고(故) 조세희 작가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선물하며 “대통령께서도 한번쯤은 읽어보셨겠지만, 그 책에는 1970년대의 가난한 철거민 가족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럽게 날아든 철거 계고장 앞에 동생이 분노하자 형이 말한다. ‘그만둬 그들 옆엔 법이 있다’”고 소설 한 대목을 소개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대통령께서는 법치주의가 무엇인지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법치주의는 법 자체가 정당하기에 지키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며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시민의 삶을 지키는 공적 ‘약속’이 우선이다. 화물연대의 파업을 불법이라 탄압하기 전에 정부가 안전운임제 약속을 먼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 국가다운 면모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새해부터 노동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이 이제 한몸이 돼야 한다. 여러분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며 “노사 법치주의 확립을 시작으로 노동 개혁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 총리도 새해 첫 업무일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23년 정부 시무식’에서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금융, 서비스, 공공 등 3대 분야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특히 노동개혁은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그간 우리 노동시장의 경쟁력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며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노사문화의 선진화가 매우 시급하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다양한 소통과 대화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모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해 성과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노동 현장에서 만연해온 거대 노조의 불법행위와 명분 없는 파업의 악순환을 끊어냈다”고 고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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