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HMM 매각 검토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HMM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올해는 새 주인을 만날 수 있을까. 정부가 본격적으로 매각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러 변수를 넘어 연내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새 주인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4일 이뤄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HMM 매각 관련 계획도 밝혔다. HMM의 경영정상화에 따라 경영권 매각 타당성 검토와 인수 후보군 분석 등을 위한 컨설팅을 관계기관 합동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HMM(당시 현대상선)은 해운업계에 드리운 장기불황을 넘지 못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2016년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됐다. 현재도 20.69%의 지분을 보유 중인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이고, 해수부 산하 한국해양진흥공사도 19.96%을 지분을 보유하며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신용보증기금도 5.0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HMM 매각 및 민영화 필요성은 앞서도 꾸준히 제기돼온 사안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해운업계가 호황을 맞고, HMM의 실적 역시 급등하면서 ‘매각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9월, HMM의 경영이 정상화된 만큼 조속한 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찬가지로 산업은행 울타리 안에 있던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점도 HMM의 매각을 주목하게 한다.

다만, HMM 매각엔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우선, 큰 덩치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보유 중인 지분의 현재 가치는 4조원에 육박한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잠재 후보군부터 많지 않다.

여기에 산업은행 등이 보유 중인 영구전환사채(CB)와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 규모도 상당하다. 산업은행이 등이 보유 중인 CB와 BW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5억3,500여만주에 달하는데, 이는 HMM 현재 유통 중인 주식 수(4억8,900여만주)보다 많다.

글로벌 경제상황으로 인해 해운업황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점도 매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로 해운 운임은 최근 뚜렷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HMM의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는 포스코그룹을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 CJ그룹, LX그룹, SM그룹 등이 거론된다. 물론 이 중 아직까지 인수 의지를 피력한 곳은 없다. HMM 매각이 정부 뜻대로 연내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HMM을 품는 새 주인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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