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과 관련해 매각주관사 선정 등이 이뤄지면서 향후 인수전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뉴시스
HMM 매각과 관련해 매각주관사 선정 등이 이뤄지면서 향후 인수전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HMM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인수전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당한 규모의 덩치와 다양한 인수 후보, 변화하는 업계, 영구채 문제, 소액주주들의 움직임 등 복잡한 상황 속에 HMM이 무사히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상반기 중 예비입찰 가능성 높아… 변수도 ‘수두룩’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2대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최근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과 법무법인 광장을 각각 회계 및 법무 자문사로 선정했다. 이는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상반기 내에 예비입찰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과거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였던 HMM은 해운업계를 덮친 장기불황 여파로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2016년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됐고, 2020년엔 기존에 현대상선이었던 사명도 변경했다.

HMM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해운업계가 호황을 맞은 가운데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매각 추진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으며, 최근 들어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매각주관사 선정 등이 마무리되면서 인수전의 신호탄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HMM의 최대주주 및 2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그리고 HMM이 지닌 특성상 매각 의지는 확보해 보인다. 특히 해외가 아닌 국내 기업에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본격적인 인수전 돌입 및 매각 마무리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HMM의 ‘덩치’다. HMM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4조원을 넘고, 현재 시가총액도 9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때문에 HMM의 매각 규모는 최소 4조원,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인수 후보군부터 많지 않다.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HD현대그룹, LX그룹, CJ그룹, SM그룹 등이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거론되는 수준일 뿐 실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

해운업계의 상황도 변수다. 최근 해운업계는 호황을 가져왔던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국면에 접어들면서 불황 우려를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던 HMM이 올해는 다시 적자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러한 규모 및 업계 상황을 종합했을 때, HMM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선 큰 결단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영구채의 존재도 매각 작업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현재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 중인 HMM 지분은 40.65%다. 그런데 HMM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두 곳을 상대로 6차례에 걸쳐 총 2조6,8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생했다. 이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분은 74%까지 치솟는다. 이는 HMM 매각 규모 전망치가 최대 10조원에 이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집단행동에 나선 HMM 소액주주들의 행보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HMM 소액주주들은 최근 일반주주와의 소통 부족 및 주주가치 훼손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 및 영구채 현금상환 등을 요구하며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든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해 메시지를 던지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복잡한 변수 속에 HMM의 새 주인 찾기는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을지, 또 누가 얼마의 자금을 들여 HMM을 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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