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당 지도부와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당대표 후보, 윤상현 당대표 후보, 황교안 당대표 후보, 안철수 당대표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기현 당대표 후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 뉴시스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당 지도부와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당대표 후보, 윤상현 당대표 후보, 황교안 당대표 후보, 안철수 당대표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기현 당대표 후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당 대표로서 ‘비전’을 설명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주된 화두는 단연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였다. 물론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은 각기 달랐다. 윤석열 정부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에서부터 당내서부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 김기현-안철수 ‘신경전’ 활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 후보는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에서 ‘대통령과의 소통’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당정 조화로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것”이라며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24시간 민심을 듣고 당심을 듣는 살아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원내대표’와 ‘울산시장’ 경험도 자신의 무기로 활용했다. 그는 “원내대표를 맡아서 소수당이면서도 민주당을 압도했다”며 “광역시장으로 일하면서 전국 17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1위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협상력’과 ‘돌파력’ 등 ‘검증된 리더십’을 통해 당 대표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수도권 경쟁력’을 강조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패배는 곧 수도권 패배에서 시작됐다고 역설했다. 안 후보는 당 대표가 될 경우 수도권 승리를 통해 내년도 총선에서 170석을 확보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득표율이) 15% 정도 차이 나는 지역구는 우리가 좋은 후보를 공천하고, 확장력 있는 당 대표를 뽑는다면 되찾아올 수 있는 숫자”라고 말했다.

당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였지만, 두 후보 간 신경전은 그칠 줄 몰랐다. 김 후보는 특히 안 후보의 ‘정체성’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앞서 안 후보를 향해 ‘색깔론’을 폈던 것의 연장선이다. 김 후보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과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이 당 저 당 기웃거리지 않고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켜왔다”고 했다. 

그는 이날 발표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동안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이나 행동이 우리 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많이 제기됐다”며 “본인이 그 부분을 설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수도권 경쟁력을 근거로 김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세 번에 걸쳐 서울‧경기 지역에서 선거를 치렀고 모든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며 “(당 대표 경선 여론조사에서도) 청년‧중도‧수도권 지지율에서 제 경쟁자와 비교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의 갈등 모양새로 자신을 둘러싼 ‘중도 사퇴론’이 새어나온 것에 대해선 적극 부인했다. 안 후보는 발표회 후 기자들과 만나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거 보셨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겨냥 “절대 사퇴하시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 ‘당내 개혁’ 목소리도 분출

다른 당권 주자들도 일제히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자신들만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들 중 일부 후보들은 ‘당 내부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대통령 공천 불개입’을 담은 당헌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 후보는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국민들께서 권력자나 권력자의 소수 측근에 의한 공천보다는 정말로 국민과 당원들에 의한 선택을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후보자기초자격평가(PPAT)’와 비슷한 ‘공천 자격고사 의무화’ 도입도 말했다. 비례대표 후보는 물론 지역구 후보들의 ‘최소한의 검증’을 통해 국민들께 잘하기 경쟁을 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취지다. 

윤상현 후보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변화와 혁신”이라며 “고질적이고 병폐적인 뺄셈정치 DNA를 반드시 덧셈정치 DNA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을 통한 교훈이라며 “죽으나 사나 한마음 한뜻으로 원팀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는 당이 ‘이념 정당’으로서 거듭나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 전면 개편을 통해 ‘우파 이념’을 정립하겠다는 심산이다. 

한편, 조경태 후보는 비례대표 폐지‧국회의원 면책특권 및 불체포 특권 폐지‧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등 ‘3폐 정치개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강한 정당’을 내걸고 당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기억’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를 민주당의 ‘횡포’로부터 지키자고 주장하면서다. 그는 이를 위해 ‘불의에 맞서는 정당’, ‘보수의 가치가 분명한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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