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 비덴트가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 시사위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 비덴트가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 비덴트가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 발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비덴트에 대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이는 비덴트가 이날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에서 2022년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 임을 공시한 데 따른 것이다. 

거래소는 비덴트의 주권매매거래를 이날 오후 12시 15분부터 정지시켰다. 주권매매거래 정지기간은 이날부터 상장폐지에 관한 이의신청기간 만료일 또는 이의신청에 관한 상장폐지여부 결정일까지다. 

비덴트는 2002년 3월 설립된 방송용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알려진 곳이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의 지분 34.22%를 보유하고 있다.

비덴트는 최근 빗썸의 실소유주 논란을 산 강종현 씨 관련 사태로 함께 도마 위에 오른 기업이다. 비덴트의 최대 주주는 키오스크 유통업체인 인바이오젠이다. 인바이오젠의 최대 주주는 콘텐츠 유통업체 버킷스튜디오다. 인바이오젠과 버킷스튜디오는 강종현 씨 동생 강지연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검찰은 강종현 씨가 빗썸의 사실상 실소유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봤다. 검찰은 강종현 씨가 동생과 공모해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등에서 회삿돈을 빼돌리고 주가 조작과 전환사채(CB) 발행 등에 관여해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포착해 지난해 10월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등 빗썸 관계사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달 강종현 씨는 결국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강종현 씨에 대해 “2020년 8월께 여동생 강지연이 대표인 이니셜을 통해 이니셜1호투자조합의 지분을 매입하고 상장사 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의 경영권을 확보한 후 실질적으로 이 회사를 지배, 운영한 자”라고 규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빗썸 관계사에서 62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 빗썸 관계사에서 CB를 발행한 뒤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띄우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로 시장 안팎에선 빗썸 관계사인 비덴트의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져 왔다. 특히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면서 이러한 관측에 더욱 힘이 실렸다. 거래소는 지난달 31일 비덴트에 대해 감사의견 비적정설의 사실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을 공시하는 조회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 빗썸 ‘실소유주’ 강종현 사태 후폭풍 

결국 이날 비덴트가 감사의견 거절을 당했음을 공시하면서 우려는 현실화됐다. 태성회계법인은 지난해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 근거로 △자산에 대한 권리 및 의무, 부채의 완전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지목했다. 

태성회계법인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중요한 자산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결정의 원인과 관련해 회사가 부담해야 할 부채의 완전성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회사가 제시한 특수관계자 및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대해 ”특수관계자의 범위 및 거래에 대한 완전성과 적정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의 실질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의견 거절은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상장폐지사유에 해당한다. 비덴트는 상장폐지에 대한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2023년 4월21일까지, 영업일 기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에는 상장폐지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비덴트의 소액주주수는 2021년 12월 31일 기준 8만1,708명으로 집계된다. 이날 기준 소액주식수는 3,732만6,396주로 총 발행주식수의 70.08%에 달한다. 상장폐지 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된다. 과연 비덴트가 최악의 위기를 벗어날 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주)비덴트 기타시장안내(상장폐지 관련)
2023. 03. 31 코스닥시장본부
비덴트 감사보고서
2023. 03. 3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비덴트 분기보고서
2012. 11.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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