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대재앙 같은 발연기로 국민 조롱거리로 전락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떠난 남태평양 ‘콸라’섬에서 운명처럼 자신을 구해준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을 만나 결혼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한편 서울대가 당연한 집안에서 홀로 고독한 입시 싸움 중인 4수생 범우(공명 분)는 한때 자신의 최애였던 여래가 옆집에 이사 온 것을 알게 되고 날마다 옥상에서 단독 팬미팅을 여는 호사를 누린다.

그러던 어느 날 조나단의 사업 확장을 위한 인형 역할에 지친 여래는 완벽한 스크린 컴백을 위해 범우에게 SOS를 보내게 되고 이들은 여래의 인생을 되찾기 위한 죽여주는 계획을 함께 모의하게 된다. 여래는 자신의 삶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를 통해 기발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이원석 감독과 영화 ‘뷰티 인사이드’로 탄탄한 필력을 인정받은 박정예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원석 감독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겼다. 소재부터 장르, 스토리 전개 방식, 캐릭터까지 모든 부분이 예측을 벗어난다. 세상에 없던 작품을 만드는데 ‘진심’인 이 감독은 기존의 공식과 틀을 완전히 깨부수고, 특유의 엉뚱하고 독창적인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새로운 세계를 또 한 번 창조한다.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펼쳐낸 ‘킬링 로맨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하늬와 공명, 이선균. / 롯데엔터테인먼트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펼쳐낸 ‘킬링 로맨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하늬와 공명, 이선균. /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래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작품이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이 ‘낯섦’이 누군가에게는 신선한 매력 그 이상으로 다가가 열광하게 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황금 같은 시간에 비싼 티켓값을 내고 내가 도대체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인가’ 하는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 쉴 새 없이 펼쳐지는 ‘B급 코미디’와 다소 뜬금없이 펼쳐지는 뮤지컬 시퀀스도 극과 극 반응을 일으킬 요소다. 

‘보는 맛’은 있다. 화려한 색감과 아름다우면서도 개성이 넘치는,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콸라섬’이라는 남태평양의 신비로운 섬부터 궁전을 연상시키는 조나단의 대저택, S대 입구를 닮은 시옷자 지붕 모양의 범우 집, 조나단의 파괴 지향적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조나단 월드’까지 새롭고 흥미로운 공간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H.O.T.의 ‘행복’, 비의 ‘레이니즘’, 들국화의 ‘제발’ 등 시대를 풍미한 명곡의 향연은 활용 방식을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배우 이선균‧이하늬‧공명 등 세 주연배우의 변신은 합격점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은퇴한 톱스타 여래를 연기한 이하늬는 예쁘고 웃기고 짠하고 다한다. 흡사 디즈니 공주를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미모는 물론, 출중한 노래와 춤 실력, 코미디와 정극을 오가는 열연으로 자신이 가진 강점과 매력을 모두 발휘한다.

조나단 나로 분한 이선균은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열연으로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꺼내며 또 한 번 폭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한다. 엉뚱하면서도 순수하고 귀여운 매력을 보여준 범우 역의 공명도 제 몫을 다한다.  

이원석 감독은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 보자는 기조로 영화를 시작했다”며 “‘킬링 로맨스’는 기존에 존재하는 로맨스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관객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러닝타임 107분, 오는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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