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단 전 대표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4일 오후 3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 뉴시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단 전 대표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4일 오후 3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조기귀국 후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송 전 대표의 귀국이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자체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이에 부정적이다.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이던 송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송 전 대표는 귀국길에 오르며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들어간다”며 “차분하게 사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금품수수 혐의 수사 과정에서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선거캠프가 조직적으로 정치자금 9,400만원을 뿌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 파리에서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대응해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대표 재임 시절 부동산 의혹에 휘말린 민주당 의원 12명을 출당 권유 내지 탈당 조치한 것을 언급하며 “같은 원칙은 제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에 누를 끼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 조사를 피하지 않겠다고는 했으나, ‘돈 봉투 의혹’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보 등록 이후 지난 2021년 4월 18일부터 전국 순회 강연, TV 토론 등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다닐 때였고 후보가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던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가 귀국한 후 어떻게 대응하는지 주목하는 모양새다. 자진탈당을 선언하며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나, ‘돈 봉투 의혹’은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납득을 잘 못하겠다. 구체적으로 해명을 하든 반론을 제기하든 했어야 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또 당내에서는 자체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에 끌려 다니지 않기 위해서는 지도부가 이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검찰 조사만 기다리고 이에 대응하기 보다는 사태를 조기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것이다. 

이상민 의원은 “여러 얽히고설킨 문제가 있어 들춰내면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당내 여러 파열음이 나올 수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았겠나”라며 “우리 당의 운명을 검찰 수사에 맡기고 거기에 이끌려 간다는 게 말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자체 조사론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당 지도부에 강제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론을 내릴 경우 자칫 ‘셀프 면죄부’라는 비판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결정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내부적으로 조사에 대한 얘기도 했지만 사실 한계가 있고, 이미 논의를 할 때쯤 돼서 국민의힘에서 ‘셀프 조사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러니까 했어도 하고 나면 시비를 걸 것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에 그러지 말고 차라리 빨리빨리 수사를 하게 하는 게 좋겠다 이렇게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자체조사에 한계도 있을뿐더러 ‘셀프조치’라고 하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고, 내용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체조사를 요구하면서도 또 말맞추기라든지 이런 얘기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저희들(당 지도부)이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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