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리와 로키타’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영화사 진진
영화 ‘토리와 로키타’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영화사 진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칸영화제 75주년 특별기념상 수상작이자,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가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10대 미성년 이민자가 마주한 아픈 현실을 묵직하게 담아내 감동은 물론, 진한 여운을 안기며 극장가를 매료할 전망이다. 

“제 누나 로키타는 왜 체류증을 못 받나요?”

미성년자 난민 보호 센터에서 만난 10대 미성년 이민자 토리(파블로 실스 분)와 로키타(졸리 음분두 분)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를 남매라고 부르며 믿고 의지한다. 하지만 로키타는 체류증을 받지 못한 불법 이민자 신세다. 토리는 그런 로키타를 곁에서 지키며 하루빨리 체류증을 받아 함께 행복하게 살기를 꿈꾼다. 

로키타 역시 난민 지위 심사에 합격해 체류증을 받아 정식으로 취직하고, 토리를 학교에 계속 보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인터뷰에서 실수를 해 끝내 체류증을 받지 못하게 된 로키타는 위조 서류를 만들 돈을 구하기 위해 불법적인 일을 선택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일들에 휘말리게 된다. 토리와 로키타는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진정성 있는 열연을 보여준 (위 왼쪽부터)파블로 실스와 졸리 음분두. / 영화사 진진
진정성 있는 열연을 보여준 (위 왼쪽부터)파블로 실스와 졸리 음분두. / 영화사 진진

‘토리와 로키타’는 지켜주고 싶은 남매 토리와 로키타가 서로에게 보호자가 돼주며 함께 살아가고 살아남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다. 벨기에 출신 세계적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보호받아야 할 어린 남매가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일을 택하고 무수한 폭력에 노출되는 현실을 뼈아프게 담아내 묵직한 여운과 질문을 던진다. 

소외 계층을 향한 섬세하고 진정성 있는 두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자극적이거나 노골적인 연출은 없다. 담담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내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토리와 로키타를 단순히 사회적 피해자로 묘사하기보다, 그저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하나의 ‘인간’으로 그리며 두 인물의 끈끈한 연대에 중점을 둔다. 너무나 쉽게 폭력에 노출되고 착취를 당하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위해 희망을 잃지 않는 토리와 로키타의 모습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이유다. 

토리와 로키타로 분한 파블로 실스와 졸리 음분두의 진정성 있는 열연도 돋보인다. 첫 연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인물 그 자체로 살아 숨 쉰다. 서로에게 보호자가 돼주는 토리와 로키타의 빛나는 우정을 진정성 있는 눈빛과 연기로 완성하며 ‘토리와 로키타’를 반짝이게 만든다.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과 뤽 다르덴 감독은 “토리와 로키타의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를 보게 될 것이고 이 두 아이들의 우정이 어떻게 장애물을 뛰어넘고 헤쳐가는지, 젊은 이민자들이 처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 보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파블로 실스와 졸리 음분두의 연기를 즐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러닝타임 89분, 오는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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