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혁신추진단, 게임산업 연구용역에 ‘P2E게임 허용 여부’ 포함 알려져
본지 통화서 “조사 차원, 규제 완화 검토 아니다”… 김남국 사태 이후 선긋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4일 가상자산 투자 논란이 지속되자 자진 탈당했다. / 뉴시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4일 가상자산 투자 논란이 지속되자 자진 탈당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게임코인 투자논란에 휩싸여 게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P2E(Play to Earn: 플레이해 돈을 번다)게임에 대한 국내 서비스 허용을 기다리고 있던 중에 이번 사태가 불거져서다. 게임코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P2E게임 규제 완화 또한 전망이 어두워졌다.

◇ 정치인, 거액 가상자산 논란… P2E게임 인식 악화 계기

김남국 의원이 게임코인에 거액을 투자한 것을 둘러싸고 내부정보 이용 의혹 등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게임코인이 활용되는 P2E게임은 국내에선 불법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지난해 3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되기 직전 보유한 60억원 상당 위믹스 코인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믹스’는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다. 또한 김 의원은 넷마블의 암호화폐인 ‘마브렉스’가 지난해 5월 상장되기 전에 9억7,000만원 상당의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에선 ‘이해충돌’ 비판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7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1년 미룬다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14일 자진 탈당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태로 공직자가 보유한 가상자산 신고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추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회에 계류 중인 해당 법안을 심사하기로 합의했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게임업계에선 정치권발(發) 게임코인 투자 논란이 P2E게임 규제완화 움직임에 악영향을 줄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P2E게임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는 규제혁신추진단의 행보를 기대해왔다. 그러나 12일 규제혁신추진단 관계자는 P2E게임 규제 논의를 현황을 조사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선 사행성규제로 인해 P2E 게임 사업이 불가하다. P2E게임에서 이용자들은 게임 내에서 얻은 NFT(대체 불가능 토큰)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해당 NFT를 다른 게임으로 옮기거나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산업법’(28조 3호)에 따라 게임 내 NFT는 ‘사행성 경품’으로 판단된다. ‘게임산업법’은 2006년 ‘바다이야기’ 게임의 도박피해 문제를 계기로 제정된 법이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인 '미르M'이 지난 1월 31일 글로벌 출시됐다. 이용자들은 '미르M'에서 얻은 게임 자산을 다른 게임인 '미르4'로 옮기거나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 '게임산업법'의 사행성 규제로 인해 한국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P2E게임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 위메이드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인 '미르M'이 지난 1월 31일 글로벌 출시됐다. 이용자들은 '미르M'에서 얻은 게임 자산을 다른 게임인 '미르4'로 옮기거나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 '게임산업법'의 사행성 규제로 인해 한국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P2E게임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 위메이드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지만 P2E게임은 게임업계에서 최근 떠오르는 수익 모델이다. 이용자들이 거래소에서 NFT를 거래하면 게임사들은 그에 대한 수수료를 얻는다. 게임사들은 기존 게임 매출에 추가로 수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넷마블은 마브렉스를 활용해 P2E게임을 해외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4월 넷마블은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지난 1월 위메이드는 ‘미르M’ 게임에 P2E방식을 적용해 글로벌 출시했다.

두 게임사뿐만 아니라 컴투스도 자사 암호화폐인 XPLA를 이용해 P2E게임 사업을 하고 있다. 넥슨과 네오위즈도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게임산업법’을 개정해 P2E게임을 허용할 것을 요구해왔다. 특별한 규제가 없는 해외 사례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김남국 의원의 게임코인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P2E게임 규제 완화 논의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 관계자는 P2E게임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규제혁신추진단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출 등을 활성화해 게임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그 내용 중 P2E게임 내용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은 현황 조사 차원이다”라면서 “(P2E게임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잘못 나왔다.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 이슈 정도를 조사하고 종결 시킬 계획이다. 규제를 완화하거나 강화하는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원의 투자 논란으로 위믹스와 마브렉스 가격은 연일 하락세다. 지닥에 따르면 위믹스는 지난 4일 종가기준 1,500원 수준으로 거래됐다. 위믹스는 김 의원 관련 보도 이후 하락세가 지속돼 14일 종가기준 1,000원 수준으로 거래됐다. 빗썸에 따르면 마브렉스는 지난 10일 1,400원대였지만 14일 종가기준 1,200원선으로 거래됐다.

 

근거자료 및 출처

공직자윤리법 제4조(등록대상재산)
https://www.law.go.kr/법령/공직자윤리법/(20221115,19064,20221115)/제4조

  국가법령정보센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28조
https://www.law.go.kr/법령/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20220721,18298,20210720)/제2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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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가격, 지닥 거래소
  지닥
마브렉스 가격, 빗썸 거래소
  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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