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신임 사장 후보 4명 압축… 이학재·김문권 2파전 유력
이학재, 2026년 6월 지선 출마 시 인국공 사장 공석 재발 가능성
7∼9대 사장, 국토부 항공분야 및 2차관 출신… 최소한 전문성 갖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김경욱 전 사장의 사의 표명에 제10대 사장 공모를 진행했으며, 최근 최종 4인의 후보를 선정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전경. /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김경욱 전 사장의 사의 표명에 제10대 사장 공모를 진행했으며, 최근 최종 4인의 후보를 선정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전경. / 인천국제공항공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 신임 사장 후보가 4인으로 압축됐다. 이 가운데 이학재 전 의원(국민의힘)과 김문권 전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2파전 가능성이 크게 거론되고 있어 최종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를 열고 공사 사장 지원자들에 대한 인사 검증을 거쳐 최종 사장 후보 4명을 선정했다. 일각에서는 공사 사장 공모는 형식상 절차며, 매 공모마다 사전에 내정된 인물이 있어 ‘무늬만 공모’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공사 사장들 중 초대 사장을 지낸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과 제8대 구본환 전 사장 2인을 제외한 역대 사장들은 전부 당시 정권의 ‘낙하산 인사’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제10대 공사 신임 사장 발탁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는 이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이 전 의원 역시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는 인천 서구청장(3·4대)과 인천 서구갑 지역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에 이 전 의원은 내년 4월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대신, 공사 사장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사장 임기 3년을 거쳐 2026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재도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 이 전 의원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이 전 의원이 총선에 출마하게 된다면 올 연말쯤 사장직에서 내려와야 하며, 2026년 6월에 치러지는 지선에 출마하게 되면 2025년말 또는 2026년초에 사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어느 쪽이든 결국에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임해 공사 사장 공석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 및 전문성이 낮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 전 의원은 서울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나, 항공업계 경력이 전무하다.

앞서 전 공사 사장들이 대부분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으나, 7대 사장부터 9대 사장까지는 국토부에서 항공분야를 담당했던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최소한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공사 7대 사장인 정일영 전 사장은 항공정책과 과장, 국제항공협력관, 국제민간항공기구 대표부 참사관, 항공정책실 실장을 역임했다. 8대 구본환 전 사장도 국제항공과 과장, 서울지방항공청 청장,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 항공정책실 실장을 거쳐 공사 사장에 발탁됐다. 지난달 사임한 9대 김경욱 전 사장은 국토부 제2차관을 지내며 항공·교통·철도 분야를 총괄했다. 이러한 전임 사장들의 이력에 빗대보면 이 전 의원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차기 공사 사장 자리에는 항공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현재 공사 사장 후보로 압축된 4인 가운데 항공업계 경력이 있는 인물은 김문권 전 이스타항공 대표다. 김 전 대표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과 한국경제신문을 거쳐 국토부와 행정안전부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이후 에어프레미아 대외담당 상무, 소형항공사 NF에어 대표, 이스타항공 대표를 지냈다.

업계에서는 김 전 대표에 대해 ‘항공 분야 이해도가 높은 대외협력 전문가’로 평가한다. 이 전 의원 대비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얘기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사 사장 자리는 상당히 중요한 직책이며, 특히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슈가 현재진행형이라 슬롯(항공사가 특정 공항에서 특정 시간 이착륙 권리) 배분 등 업계를 잘 아는 인물이 발탁되는 게 좋아 보인다”며 “정치인이 공사 사장에 발탁된 후 그가 향후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장직을 내려놓게 되면 공사 사장 자리는 또 공석이 발생해 대행체제가 불가피해 보이며, 나아가 공사에 대해 ‘정치권에 이용되는 자리’ 또는 ‘정치권 디딤판’이라는 인식이 커질 수 있지 않을까”라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공사 신임 사장에 전문성은 크게 관계없다는 입장도 일부 존재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공항은 전부 공사 체제 하에 운영되고 있어 공사 사장이나 직원들은 준공무원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이러한 공사 사장 자리에 업계와 무관한 인사를 발탁해 칼춤을 추는 등 내부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는 조만간 주주총회를 소집한 후 새 사장 후보 최종 1인을 선정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재청할 예정이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공사 사장을 임명하면 곧바로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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