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이익 전년 대비 6.2% 감소한 4,459억원 기록… 재무안정성도 탄탄
‘벌떼입찰’ 이슈 확산 추세… 지난해 경찰 수사에 이어 최근 공정위도 조사 진행

지난해 타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둔 대방건설이 올해 또 다시 ‘벌떼입찰’ 이슈에 직면했다. / 대방건설
지난해 타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둔 대방건설이 올해 또 다시 ‘벌떼입찰’ 이슈에 직면했다. / 대방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부동산 경기 악화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해 다수의 중견 건설사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과 달리 비교적 선방한 대방건설이 올해 실적 상승세를 보여줄 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많은 중견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자릿 수 이상 비율로 급감한 반면 대방건설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한 자릿수 비율로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벌떼입찰’ 조사 대상을 10년 전 택지 입찰 업체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대방건설에게는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방건설은 과거 ‘벌떼입찰’을 통해 LH로부터 택지를 낙찰받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 부동산 경기 악화 속에서도 지난해 양호한 실적 달성

지난해 대방건설은 연결기준 매출 2조1,901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외형이 6.4%(1,326억원↑) 성장했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은 2021년 4,756억원보다 6.2% 감소한 4,4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줄면서 영업이익률도 기존 23.1%에서 20.4%로 2.7%p(퍼센트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080억원에서 2,758억원으로 10.46% 감소했다.

타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철근·시멘트 등 건설자재 가격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1년 만에 두 자릿수 비율 이상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나름 위기 대응에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대방건설의 재무안정성은 타사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회사의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과 부채비율은 각각 365%, 182.6%로 나타났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과 비교해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비율이다. 업종과 경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유동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은 재무안정성이 좋다고 평가 받는다.

타인자본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좋은데 보통 200% 이하를 무난한 수준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많은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이 200% 초‧중반대를 넘긴 것과 비교하면 대방건설은 부채 관리를 잘한 편에 속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1년 2563억원에서 지난해 2076억원으로 500억원 가량 증가했고 단기금융상품은 181억원에서 214억원으로 약 30억원 늘었다.

다만 순이익이 줄면서 총자산순이익률(ROA)은 7.9%에서 5.8%로 2.1%p,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5%에서 16.3%로 5.2%p 각각 하락했다. ROA와 ROE는 기업의 투자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의 경우 대외 상황 등을 고려해 수익성 위주 사업에만 집중했고 재무안정성 유지를 위해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며 “그 결과 현재 현금성자산이 넉넉해졌고 향후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비교적 부담이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의 경우 예정된 사업지들 가운데 분양성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 위주로 집행해 위험부담을 최소하화고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대방건설은 올해 파주운정신도시5차 디에트르 등 총 15개 현장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는 이들 15개 현장의 아파트가 완판될 경우 대방건설이 올해 무난히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가 최근 ‘벌떼입찰’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공정위 역시 ‘벌떼입찰’ 의혹 건설사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 뉴시스
국토부가 최근 ‘벌떼입찰’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공정위 역시 ‘벌떼입찰’ 의혹 건설사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 뉴시스

◇ ‘벌떼입찰’ 이슈 올해 최대 현안으로 등장… 실적 개선 기대감 묻혀

이처럼 지난해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방건설이 양호한 실적을 보이자 업계는 올해 대방건설이 수익성 개선을 달성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벌떼입찰’과 관련해 10년 전 택지 입찰에 참여했던 건설사들까지 조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대방건설 역시 과거 ‘벌떼입찰’을 통해 LH 등으로부터 택지를 낙찰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벌떼입찰’은 건설사가 공공택지를 낙찰 받기 위해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입찰에 참여시키는 행위를 일컫는다. 아파트 건설 등을 위한 용지는 한 회사당 하나의 입찰권만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입찰 과정에서 일부 건설사들은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나 명의를 도용한 위장 계열사 등을 동원하는 편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대방건설은 지난 2020년 11월 LH로부터 파주운정신도시 사업부지를 낙찰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7월 국토부‧지자체 합동 조사결과 대방건설은 해당 부지 입찰 과정에서 페이퍼 컴퍼니를 다수 설립해 동원한 사실이 적발됐고 이후 대방건설은 페이퍼 컴퍼니를 자진 폐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작년 8월 공개한 ‘LH의 입찰 관련 업체 당첨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대방건설을 비롯한 5개 건설사는 ‘벌떼입찰’로 공공택지 178필지 중 67필지(37%)를 낙찰받았다. 이 중 대방건설은 14필지를 낙찰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9월 국토부는 ‘벌떼입찰’ 과정에서 페이퍼 컴퍼니 등을 동원한 건설사들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같은해 12월 초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대방건설 본사와 계열사 등에 다수의 수사관을 파견해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벌떼입찰’과 관련된 건설사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공정위는 ‘벌떼입찰’ 자체 보다는 이 과정에서 벌어진 입찰 담합, 부당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공정위 조사와 관련해 자료 제출 및 현장 조사 등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여기에 ‘벌떼입찰’에 대해 오해를 받고 있는 부분은 적극 소명에 나설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국토부 추가 조사에도 성실히 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조사 일정 및 조사 완료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 등은 알려드릴 수 없다”면서도 “‘벌떼입찰’ 과정 및 낙찰 이후 발생한 여러 위법 사안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