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추진이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전망인 가운데, SM그룹의 지분 확대가 눈길을 끌고 있다. / HMM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HMM 매각 추진이 조만간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전망인 가운데, SM그룹의 행보가 눈길을 잡아끈다. 그룹 차원에서 HMM 지분을 지속 늘려나가는 한편 오너 2세도 지분 쇼핑에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 매각 절차 앞둔 HMM 지분 늘려… 2세도 가세

지난 7일, SM그룹 계열사 SM상선은 HMM 지분 보유 현황 변동을 공시했다. SM상선은 SM그룹의 HMM 지분 대표 보고자로 지난해 6월 공시 의무 발생에 따라 처음 지분 보유 현황을 공시한 바 있다. 이번 공시는 그로부터 약 1년여 만이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앞서 5.52%였던 SM그룹의 HMM 지분은 6.56%로 1%p 이상 늘어났다. 세부적으로는 SM상선이 0.65%, 동아건설산업이 0.14%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고,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 역시 각각 0.08%, 0.17%의 지분을 매입했다.

SM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시기적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HMM 매각 추진이 본격적인 절차 돌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2대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3월 매각 관련 주관사를 선정한 바 있으며 이달 중으로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SM그룹 오너 2세 우기원 부사장이 HMM 지분 확보에 가세한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SM그룹의 후계구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우기원 부사장은 지난해 승진과 함께 그룹 해운부문장 자리에 앉았다. 그런 그가 해운사인 HMM 지분 확대에 가세한 것이다. 우기원 부사장은 앞선 첫 지분 보유 공시에선 이름을 올리지 않은 바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SM그룹의 HMM 인수 의지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가 상당하다. SM그룹은 앞서도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세를 키워왔으며, SM상선·대한해운·대한상선 등을 통한 해운사업을 한 축으로 삼고 있다. M&A 경험이 풍부한데다 HMM 인수를 통해 기존 해운사업과의 시너지 창출도 도모할 수 있다. 여기에 그룹의 해운부문을 담당하게 된 우기원 부사장이 지분 확보에 가세한 점도 HMM 인수를 통한 후계동력 확보 목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SM그룹은 HMM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명시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인수 의지를 밝힌 적도 없다. 2021년엔 HMM 인수설을 공식 부인하기도 했다. 또한 SM그룹이 HMM 인수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는다. HMM은 매각 금액이 최대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규모가 크다.

아울러 HMM 매각은 그 자체로 중대 변수를 지니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업황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영구채도 매각을 까다롭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SM그룹이 실제 HMM 인수를 추진하고 나설지, HMM의 매각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SM상선, HMM 관련 ‘주식 등의 대량 보유상황 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707000461
2023. 7. 7.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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