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2일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또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오는 14일 국회 운영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민주당이 해당 의혹을 고리로 정부여당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모습이다. 

◇ 민주당 “당당하게 경과 밝혀라”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가 점입가경”이라며 “여당과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한다. 국정조사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많은 말들을 쏟아내지만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하다면 당당하게 그 경과를 밝히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토부가 이 일을 구체적으로 담당하고 있지만 고속도로 변경은 대통령 공약이고 대통령이 관할하고 있는 주요 국정 사무”라며 “대통령이 왜 누가 어떤 경위로 고속도로 종점을 바꿨는지 밝혀야 한다. 대통령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압박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정권이 바뀐 뒤에 노선이 바뀐 것에 대해 국회 국토위원회뿐 아니라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경기도의회 차원에서의 특별감사도 필요하다”며 “이 과정을 통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경우 당장 국정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박 원내대표는 “아무리 정부와 국민의힘이 백지화 소동을 벌이고 국민을 속이려 해도 사태 본질이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가 선정한 용역회사가 변경 노선을 제안했다는 것은 사실왜곡”이라고 덧붙였다. 

◇ 국정조사 이루어질까

민주당은 전날 양평 나들목(IC)이 포함된 원안대로 고속도로를 설치하기 위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신 양평IC 설치 추진위원회’를 별도로 발족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또 이날엔 국정조사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당 원내지도부는 국정조사 추진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하루 만에 국정조사를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국정조사는 이미 내부적으로 논의가 됐었는데 이제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배경 설명을 했다. 이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오는 17일 현안질의를 하면, 그 다음주쯤에 국정조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의혹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여론전에 대한 ‘출구전략’으로 쓰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오염수 방류를 봉쇄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통령 처가 의혹을 들고 나왔다는 의미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실제로 국정조사가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면 한 야당 관계자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을 키운 것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백지화 선언’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 장관이 야당을 위해 오염수 여론전의 출구를 만들어 준 것이냐”면서 “오염수는 지속 이슈이고, 고속도로 의혹으로 시선이 옮겨지는 모양새”라고 했다. 오염수 이슈의 ‘출구전략’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박 대변인도 이날 “당에서 앞으로 후쿠시마 관련 얘기는 지속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은 정부여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이슈를 집중 공세한 효과를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당분간은 해당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 사례를 살펴보면,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10일 조사를 한 결과(12일 발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2주 전 대비 2.0%p 하락한 40.8%, 부정평가는 1.3%p 상승한 56.9%였다. 

또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로 지난 3~7일 조사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긍정평가는 39.1%, 부정평가는 58%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에 비해 긍정평가는 2.9%p 떨어지고, 부정평가는 2.9%p 올랐다. 특히 3주간 이어졌던 상승세가 멈추고 30%대로 떨어진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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