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 및 신양평IC 설치 추진위원회 발족식 및 1차회의에서 최인호 상임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 및 신양평IC 설치 추진위원회 발족식 및 1차회의에서 최인호 상임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불씨가 국정조사 추진 여부로 옮겨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안의 본질이 ‘왜 종점이 바뀌었는가’에 있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야당의 주장이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입장이다. 국정조사도 결국 ‘판 키우기’라고 보고 있는 만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13일 민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해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총에서 “대통령에게 몇 가지 말씀을 드린다”며 “정국의 블랙홀이 되고 있는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천명하고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이미 정해진 노선이 왜 갑자기 충분한 검토 없이 종점이 바뀌었냐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처가 땅값 때문에 이유 없이 급작스럽게 고속도로 종점을 바꿨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데 너무나 당연한 의심”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하루도 못가 들통날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궁리나 하지 말고 대통령이 국민께 소상히 경위를 해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민주당은 이번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 ‘특혜성’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왔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변경된 종점 부근에 있는 만큼 여권의 개입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에 대해 “날파리 선동 프레임”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이후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 일가의 땅이 원안 종점 부근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여권의 ‘역공’에 힘이 실렸다. 

당초 민주당은 국정조사에 대해 ‘신중론’을 유지했다. 해당 사안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흘러가며 오히려 역공의 빌미까지 내준 만큼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더 이상 정치적 공방은 무의미하다”며 “서로 각자 유리한 주장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국토위 현안 질의가 분수령

이러한 민주당의 국정조사 띄우기에 국민의힘은 ‘반대’를 외치고 있다. 민주당의 요구가 궁극적으로 여론 선동을 위한 ‘정략적 행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리스크로부터 국민의 시선을 돌리고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려 정부를 흔들고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로 돌렸다. 윤 원내대표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면 윤석열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가 돼야 한다”며 “타당성 조사 결정과 낙찰자 선정은 모두 인수위 출범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여야가 국정조사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을 펼치는 가운데 오는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질의는 여야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당 내에선 사실상 이날 현안 질의를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한 의문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은 자료 제출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현안질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토위의 답변 내용, 자료 제출을 보고 판단할 것인데 정부가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며 “국회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야의 갈등의 골은 더욱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 일각에서 국정조사 불발 시 특별검사 도입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사실상 총력전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세부적인 자료를 안 내놓는 상황에서 밝힐 수 있는 방법은 국정조사를 하든지 특검 수사로 넘어가야 되는 것”이라며 “국정조사가 안 되면 특검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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