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에서 어린이 활동가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에서 어린이 활동가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간담회에 아동‧청소년이 참석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날을 세웠다. 어린 아이들을 정치 선동의 도구로 삼은 ‘아동학대’라고 주장하면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어린이 인권을 프로 정치꾼들의 불쏘시개로 소비하는 민주당의 아동학대는 저열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과거 광우병 괴담으로 온 나라를 들쑤시며 가짜뉴스로 정치선동을 할 때 다칠 위험이 높은 다중집회시위의 맨 앞에 유모차를 내세우던 아동학대 DNA가 그대로 유전돼 오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8일) 국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를 열고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아동‧청소년에 대해 이 대표는 “미래 세대 활동가”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미래세대에 크게 피해를 끼칠 것이 분명한 핵 오염수 배출 문제에 대해 총력 단결해 대책을 강구하고 저지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발끈했다. 민주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위해 아이들을 도구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 대표가 휴가 기간 궁리한 것이 고작 그렇게나 위한다던 미래세대를 정쟁과 선전‧선동에 앞세우는 것이었나”라며 “정치인을 떠나 어른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되는 건 종종 있지만 어른들 싸움에 애들을 앞세우는 건 옳지 않다”며 “정쟁을 이어 나가기 위해 어린이를 앞세우다니 참 못난 어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홍위병’, ‘전체주의’ 등 단어까지 꺼내 들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러고도 아동인권을 감히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며 “수해로 죽은 소(牛)에 대한 존중심까지 표하는 정당이라면서 아직 정치적 판단력이 미성숙된 6~8세 아동을 이렇게 홍위병으로 내세워도 되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아동학대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린이를 정치선동의 도구로 삼는 짓은 지도자 우상화, 체제 선전을 위해 어린이를 동원하는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북한의 조선노동당이나 하는 짓을 대한민국 절대 다수 정당이 하고 있는 거다. 이것도 유유상종인가”라고 했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반발에 민주당도 물러서지 않았다.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리다고 해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정당한 비판과 우려를 ‘황당한 발언’이라고 깎아내릴 수는 없다”며 “모든 것을 정쟁으로 몰아넣으려는 국민의힘의 행태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야 말로 저급한 정치꾼, 부끄러운 어른의 모습을 보이지 말고 미래를 살아갈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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