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방류가 국제적 기준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국민적 불안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국정 운영 동력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오염수 방류 공세와 관련해선 ‘괴담’이라고 적극 선을 긋는 동시에 어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지원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23일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민주당의 비판을 적극 차단하는 데 힘을 쏟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민주당이) 방류를 빌미로 선동과 정치공세를 해 온 것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또다시 반일과 공포마케팅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정쟁을 조장하고 있다”며 “국익과 민생을 해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오후 1시쯤부터 방류를 시작될 것이란 보도도 이어졌다. 즉각 민주당은 “역사에 후회를 남길 결정”, “국민안전 비상사태”등 강한 어조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규탄 대회와 촛불 집회 등 여론전도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2의 태평양 전쟁”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이 총력전을 불사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검증 등을 거쳤고, 기술적으로도 결함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정부와 여당은 오히려 민주당이 지나치게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단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반일감정으로 이재명 비상사태를 덮어보려는 얄팍한 꼼수”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공세에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도 이번 방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은 상황에서 그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에 의한 해양‧수산물 오염을 우려하는 비율은 78%(매우 걱정 62%, 어느 정도 걱정 16%)에 달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수산업 지원책 내놓은 당정

국민의힘 내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데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배종찬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부담스럽지 않다고 그러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우리 정부가) 관계자들도 어떤 형태로든 참여시키고 계속 방문을 허용하고 이런 세부적 합의는 이루고 있지만, 국민 입장에선 그래도 걱정”이라고 했다.

이렇다 보니 정부‧여당은 불안감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부‧여당이 공식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하며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민주당의 ‘오염수 방조’라는 주장에 대해선 현실적 어려움을 역설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대한민국이 유독 이건 안 된다고 해서 막아질 사안은 아닌 현실적 한계 때문”이라고 했다.

IAEA를 통해 일본 측으로부터 실시간 정보를 공유받기로 했을뿐더러 한일 간 이중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 오염수 방류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쟁이 아니라 철저한 감시와 모니터링으로 실질적 국민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오염수 방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수산업계에 대한 적극적 지원책도 내놓았다. 성 의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해양수산부가 어민에 대한 지원대책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고 반영했다”며 “작년 대비 약 2,000억 정도 추가 지원하는 금액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소비 촉진을 위해 대형 외식업체와 업무협약(MOU) 체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외식업중앙회를 비롯해 유통업체를 망라해 수산물 소비를 증대한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국제적 기준에 부합해 결정된 사안이라는 점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지속적 노력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정수된 물이 세면대로 나오면 깨끗한 물처럼 보이고 화장실 물로 나오면 더러운 물로 보이듯 사회적 인식은 다르다”며 “중요한 것은 과학적 안정성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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